11.18 토니 실바
야생 조류 전문가 겸 보호활동가로 활약하던 미국인 토니 실바(Tony Silva, 1960~)가 1995년 야생조수 밀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멸종위기종 ‘히야신스마코앵무’ 186마리 등 희귀 조류 300여 마리와 원숭이 7마리 등 135만6,900달러 상당의 동물을 거물 마약상 등에게 불법 판매하고 탈세한 혐의였다. 법원은 이듬해 11월 18일 그에게 가석방 없는 82개월(6년10개월) 징역형과 벌금 10만 달러를 선고하고, 출소 후 20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부과했다. 법원은 “진정한 희생자는 새뿐 아니라 그 희귀한 새들을 볼 기회를 박탈당할지 모르는 미래 세대”라고 밝혔다.
쿠바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9세 때부터 새에 매료돼 사육을 시작했다. 마코앵무와 잉꼬를 특히 사랑했다고 한다. 16세 무렵부터 다양한 매체에 새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해 20세에 첫 책을 출간했고, 21세 때 미국 최초로 ‘가는부리코뉴어’ 인공번식에 성공, 미국조류사육연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학위도 없이 앵무새 권위자로 인정받으며 각종 강연 등에 초대받았고, 29세 때인 1989년부터 2년여간 세계 최대 앵무새 공원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의 로로 파르케(Loro Parque) 동물원 조류 큐레이터로도 일했다. 조류 등 야생동물 밀렵, 밀거래를 앞장서 비난하며 국제사회의 동물보호운동을 촉구한 도드라진 활동가이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 한 마약 거물 체포 수사 과정에서 그의 범죄 혐의를 인지한 당국은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FSFWS) 주도로 실바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는 범행 일체를 부인했지만, 거래 녹음파일과 장부 등 증거를 부정하진 못했다. 검찰은 조류 다수가 밀수, 운반 과정에서 죽었고, 그렇게 죽은 히야신스마코앵무는 야생 개체수 전체(약 2,000마리)의 5~10%에 달한다고 밝혔다.
출소 후 그는 지금도 취미로 새를 기르며 조류구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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