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모비스·위아 올해 RE100 가입 완료
2045년까지 주요 사업장 탄소배출 '제로' 목표
한국·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 내연기관 퇴출
이동 과정 탄소배출 최소화 하는 '육각도시' 비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재생에너지, 수소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빨리 도입할수록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동차는 인간의 이동을 편리하게 해줬지만,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의 원인 제공자로 비판받기도 한다. 제작 과정부터 운행, 폐차까지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에 걸쳐 탄소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후변화, 미래세대, 환경,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2045년 '탄소중립'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만들고,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도시까지 짓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4개 계열사 RE100 가입…"2045년 탄소중립 목표"
현대차그룹은 4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주력 계열사의 RE100 가입을 마쳤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그룹'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를 중심으로 "2050년까지 기업이 쓰는 전력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전 세계적 캠페인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 389곳이 가입했다.
현대차그룹의 RE100 로드맵은 ①2030년 재생에너지(전기) 50% 전환 ②2040년 재생에너지 90% 전환 ③2045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다. 글로벌 RE100 권고 목표인 2050년보다 5년 앞당겨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은 재생에너지 원산지 보증(Go·Guarantee of Origin)을 통해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인도생산법인은 지난해 1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공장 지붕에 설치했으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추진한다.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등 해외 사업장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실현한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국내에서는 아산공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앞으로 지을 신규 공장에는 태양광 패널 설치를 기본으로 할 계획이다. 전기공급계약(PPA)을 통해 단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간다. 또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로 태양광 발전과 연계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불리는 '그린 수소' 생산 협력을 위해 힘쓰고, 사업장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판매 차량의 전동화도 속도를 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30년부터 더 이상 내연기관 차량을 만들지 않고,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 현대차·기아 브랜드는 2035년 유럽시장, 2040년 한국·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31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경 6㎞ '육각도시' 모여 인간과 유기적인 연결
현대차그룹은 이동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미래도시'에 대한 꿈도 키우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미래 도시 관련 연구 프로젝트 'HMG 그린필드 스마트시티 참조 모델'은 개발 영역을 제한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문제가 생기지 않게 설계됐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유휴 부지를 최소화하면서 자연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벌집구조 육각형 도시' 콘셉트를 만들어냈다. 지상은 걷기 편한 거리와 충분한 녹지를 갖춘 '사람 중심 공간'으로 꾸몄다. 지하는 효율성 중심의 모빌리티, 물류, 에너지 인프라 등을 갖춘 '기능 중심 공간'으로 설계했다. 마치 지상에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최신 아파트 단지를 도시로 확대한 것 같은 모습이다.
육각형 도시 바깥 부분에는 도심과 주택 단지가, 중심에는 자연 녹지와 강·호수가 있다. 도심의 경우 폭 200미터(m)의 저·중·고밀도 지역이 각각 육각형 띠처럼 자연을 둘러싸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 외곽에서 녹지까지 거리는 600m에 불과, 3분 만에 자연 접근이 가능하다. 도심 외곽엔 차량 등 빠른 이동 수단을 위한 기능적 도로를 배치, 중심까지 좀 더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HMG 그린필드 스마트시티 참조 모델'의 각 도시 반경은 6㎞다. 6㎞는 6개의 모서리를 최대한 각지지 않으면서, 도시를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거리다. 6㎞보다 짧으면 모서리를 각지게 만들어 모빌리티 이동이 비효율적이고, 6㎞보다 길면 도시 건축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외부순환도로, 지하도로에서 이동하는 모빌리티는 속도 변화를 최소화, 효율적 운행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반경 6㎞의 육각형 도시들이 모여 자연 환경과 모빌리티,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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