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뒤 달 도착 12월 지구 귀환
2025년 유인 착륙 등 우주개발 속도
인간이 마지막으로 달에 갔던 아폴로 17호(1972년) 이후 50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Artemis)의 첫 번째 로켓이 발사됐다. 달에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해 광물을 채굴하고 심우주(지구에서 약 200만㎞ 이상 떨어진 우주) 탐사를 이어 나가는 원대한 계획의 첫 발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6일 오전 1시 47분(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했다. 이번 달 탐사를 위해 개발된 무게 2,600톤의 초대형 발사체 우주발사시스템(SLS)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추력(4,000톤)으로 우주선 오리온(Orion)을 우주로 올려 보냈다.
SLS는 발사 약 2분 만에 48㎞ 고도에서 보조 로켓 장치인 고체로켓부스터(SRB)를 분리했고, 이후에도 약 6분간 코어 엔진 RS-25 4기로 화염을 뿜었다. 약 166㎞ 고도 우주에서 1단 로켓을 떼어 낸 아르테미스 1호는 지구를 잠시 공전하며 태양 전지판을 펼쳤다. 이후 2단 로켓인 임시극저온추진체(ICPS)의 추력으로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 항로에 올랐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오리온은 발사 6일째인 21일쯤 달 궤도(DRO)에 진입해 내부 장치 작동 확인 등 임무를 수행한다. 지구 귀환은 다음 달 11일로 예정돼 있다. 약 25일 11시간 36분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출발해 달을 거쳐 샌디에이고 연안 바다까지 210만㎞의 왕복 비행을 하게 된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시작되는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다. 그 첫 번째 비행 임무인 아르테미스 1호는 우주선과 장비가 우주비행사가 달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제작됐는지 확인하는 시험 비행이다. 사람 대신 실린 마네킹 3개(캄포스, 헬가, 조하르)는 우주인을 모사해 뼈, 장기, 연조직 등 인체 조직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다. 센서 5,600개, 방사능 감지기 34개가 부착돼 우주인이 여행에서 받을 영향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유인 탐사를 위해 진행되는 시험 비행인 만큼 착륙 이후 우주인(마네킹)의 안전까지 확인돼야 임무가 성공한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1호 비행을 통해 얻은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인 달 궤도선 아르테미스 2호는 2024년, 유인 달 착륙선 아르테미스 3호는 2025년 예정돼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모두 성공하면 인류는 달에 우주정거장과 유인기지를 건설하고, 나아가 화성 등 먼 우주를 탐사하는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헬륨3 등 달 자원에 대한 탐사와 채굴도 본격화한다.
한국도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나사와 아르테미스 약정을 체결한 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 나사의 섀도캠(음영 지역 촬영기기)을 실은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달 탐사를 진행, 유인 착륙 후보지의 △물·자원 존재 여부 △지형학적 특성을 나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1호 발사는 당초 8월 29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액체연료 누설 등 기술적 문제와 기상 악화로 수차례 연기됐다. 이날도 발사대 밸브 지점에서 액체수소 누출이 감지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며 발사가 40분 넘게 늦춰졌지만, 발사는 문제없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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