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 수능처럼 전체적으로 어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보다 다소 쉬워진 국어에 비해 수학은 작년처럼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학에서 변별력이 확보될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영어는 워낙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 확연히 어려워져 체감 난이도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국어와 수학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꼽히는 초고난도 문제들이 작년만큼 어렵진 않아 최상위권의 점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윤봉 수능 출제위원장(충남대 교수)은 이날 수능 출제 기조에 대해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사교육 도움 없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했다"며 "EBS 체감 연계도를 높이기 위해 EBS에 사용된 지문과 유사한 소재 및 내용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시업계에선 '지난해만큼이나 불수능'이었다고 평가했다. 국어가 다소 쉬웠지만 수학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평이했지만, 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반적 기조는 변별력 확보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며 "과목 간 중요도는 수학 비중이 대단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목별로 초고난도 문제가 다소 쉬워지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수능 응시자의 n수생 비율이 31.1%에 달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재학생이 불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일반화시킬 순 없지만 수학에서도 졸업생 증가 영향으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난 것을 보면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유리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치러졌는데, 국어에 비해 수학의 변별력이 강조되면서 이과생들의 인문계 상위권 대학 교차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수능은 1교시 기준 50만5,133명의 지원자 중 45만477명이 응시해 결시율은 10.8%로 지난해와 같았다. 이날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한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1,889명이며, 병원에서 응시한 수험생은 코로나 입원치료자 3명과 응급상황의 수험생 4명을 더해 총 7명으로 집계됐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9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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