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택에서 3억여 원의 현금 다발이 발견돼 검찰이 18일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압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근들에 이어 야당 4선 중진 의원까지 검찰 수사 대상이 확대됐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지만, 검찰이 야권 인사에만 수사력을 집중하고 여권 수사는 묻어둔다는 시선이 없지 않다. 야당을 겨냥한 표적 사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별수사 역량이 결집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이어 노 의원까지 온통 민주당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한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담당한다. 그러니 민주당에서 “검찰은 무조건 사법처리를 하는 그림을 그려놓고 맞춰서 수사하고 있다”(박범계 의원)는 말이 나온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정 실장은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향해야 할 것이며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민주당 수사에 올인하면서 살아있는 권력 수사는 방치하고 있다는 점은 오해를 부를 만하다. 반부패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관련해 이미 8명을 기소했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결론을 내리지도 않으며 1년 가까이 손 놓고 있다. 또 경찰은 5월 지방선거 당시 재산을 누락·축소 신고한 김은혜 홍보수석에 대해 이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러니 국민들이 검찰 수사를 곧이곧대로 보겠나.
불법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하는 게 수사당국의 임무지만 수사 범위와 강도, 속도에는 절제와 균형이 필요한 법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시작된 전 정권 관련 수사가 한둘이 아닌데, 이런 선택적 수사는 정권에 봉사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수사 결과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여야 대치를 격화시켜 국정을 진흙탕에 빠지게 만든다. 수사기관이 공정하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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