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5, 유효슈팅 0’
개최국의 처참한 패배였다. 카타르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에콰도르에게 0대 2로 패배를 당했다. 월드컵 1회 대회부터 이어오던 개최국 첫 경기 무패 전통도 깨졌다.
카타르는 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에서 에네르 발렌시아(페네르바체)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0대2으로 패했다.
더 실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참혹한 경기력이었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첫 경기에서 패배한 개최국이 됐다. 지금까지 21번의 대회에서 16승6무(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로 단 한차례도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한 적이 없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2010년 남아공 대회의 남아공이 유일하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겨냥해 일찌감치 외국 선수를 귀화시키고, 6개월간 장기 합숙을 하는 등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
반면 에콰도르는 강호들이 즐비한 남미 예선을 4위로 통과한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부담이 가는 개최국과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에콰도르는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로 오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경기부터 승점 3을 추가하며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6년 만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김민재(나폴리)의 전 동료이자 에콰도르의 주장인 발렌시아의 공격력이 돋보였다. 발렌시아는 이번 대회 첫 골을 기록한 것을 비롯,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비디오판독(VAR)로 무산된 골이 아니었다면 전반만 해트트릭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카타르는 '에이스' 무잇즈 알리와 아크람 아피프를 최전방에 세우는 3-5-2 전술을 꺼내 들었다.
압둘아지즈 하팀과 카림 부디야프, 그리고 이번이 A매치 170경기째인 '베테랑' 하산 하이두스가 중원에 배치됐다. 후맘 아흐마드와 페드로 미겔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스리백 수비라인에는 압둘카림 하산, 부알람 후히, 바삼 라위가 섰다. 골키퍼 장갑은 사아드 십이 꼈다.
에콰도르는 마이클 에스트라다와 발렌시아를 투톱으로 내세우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좌우 날개 공격수로는 로마리오 이바라, 곤살로 플라타가 출격했고, 중원에는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세바스 멘데스가 배치뵀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페르비스 에스투피냔, 피에로 잉카피에, 펠릭스 토레스, 앙헬로 프레시아도가 구성했고, 골대는 에르난 갈린데스가 지켰다.
카타르는 시종 일관 무기력했다. 에콰도르는 전반 3분 만에 카타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움을 삼켰다.
페널티 지역에서 마이클 에스트라다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펠릭스 토레스가 시저스 킥으로 연결하자, 이를 에네르 발렌시아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결과 앞선 상황에서 에스타라다가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를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FIFA가 이번 대회에서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계속 카타르를 밀어붙인 에콰도르는 결국 전반 16분 발렌시아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앞서 발렌시아가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들다가 십에게 다리가 걸려 넘어지며 직접 파울을 얻어냈다.
발렌시아는 대회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에콰도르는 전반 31분 또 한 번 골망을 흔든 발렌시아 덕에 격차를 벌렸다.
오른쪽에서 프레시아도가 올린 크로스를 발렌시아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해 2-0을 만들었다.
중원 싸움에서 지속해서 우위를 점한 에콰도르는 후반전에도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카타르는 90분 동안 끝내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영패했다.
총 6만7,372명의 관중이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실망한 카타르 팬들은 하프타임에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전체 관중석의 3분의 1 정도는 비어버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