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미조치 혐의만 적용
사고 직후 음주 측정 안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경찰이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특별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현직 경찰관이 음주 교통사고를 냈지만 동료 경찰관들이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데 관련된 직원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인천경찰청 교통조사계는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A씨를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14일 0시 30분쯤 인천 중구 신흥동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사고 당일 회식 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미조치 혐의만 적용하고,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새벽 신고를 받고 뒤쫓아 A씨 주거지를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다. 이후 경찰 연락을 받은 A씨는 같은 날 새벽 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았지만, 음주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음주 측정은 사고 발생 8, 9시간이 지난 시점에야 했지만, A씨에게 혈중알콜농도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추정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처벌 기준(0.03%)을 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후 측정한 혈중알콜농도 수치가 없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수치를 환산해봤지만 면허 정지 수치 이상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찰서에 출석한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인천 중부서 교통조사팀 소속 B경사와 그에게 음주 측정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중부서 소속 C경감을 각각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C경감은 A씨가 소속된 부서 팀장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B 경사는 직무유기 혐의로, C 경감은 직무유기 공범으로 입건했다"며 "조사가 진행 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적용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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