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개막전서 개최국 최초 0-2 패배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관중석 곳곳 빈자리
월드컵 개막전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지자 경기 종료를 무려 30분이나 앞두고 홈팀 카타르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경기장에 곳곳에 눈에 띄게 빈 자리가 드러난 것. 세계 각국의 중계진도 당황을 금치 못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카타르 관중들의 비성숙한 응원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타르는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코르의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A조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간판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33)에 전반에만 두 골을 헌납하며 0-2로 패했다. 경기 전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카타르는 전후반 내내 무기력한 모습으로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에서 패한 개최국이 됐다.
문제는 카타르의 경기력에 실망한 홈팬들이 TV로 개막전을 지켜보던 전세계 축구팬보다 더 빨리 포기했다는 것이었다. 카타르 관중은 후반전 시작을 앞두고 조금씩 자리를 비우기 시작하더니, 경기 종료 30분을 앞두고는 수천 명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관중석에는 듬성듬성 텅 빈 곳이 드러났다. 보통 개최국은 홈팬들의 응원으로 '홈 어드밴티지'가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카타르 팬들은 냉정했다.
이날 집계된 알 베이트 스타디움의 공식 관중은 6만7,372명. 하지만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 관중은 5만명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의 해설자 게리 리네커는 "하프타임 때 빈 자리가 많이 보였는데, 떠난 관중들은 후반전 시작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고, 잉글랜드 최고의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도 "경기가 한 시간 가까이 남아있지만 너무 많은 관중들이 자리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카타르는 수십억 달러의 돈으로 월드컵을 유치할 수는 있었지만, 팀이 질 때 90분 동안 인내할 수 있는 팬들을 사지는 못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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