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당일 재판 출석 "김만배한테 들어"
검사 "왜 (작년엔) 솔직하게 안 말했냐"
남욱 "선거도 있고 겁도 많고 정신 없어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을 지목했다. 21일 새벽 석방된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는 "2015년 2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김만배씨에게서 들어서 알았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왜 당시(지난해 검찰 조사)에는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냐'는 검사 질문에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방식을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꿀 수 있도록 김씨를 통해 설득하는 작업을 했다고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공판에서도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이 대표 측 소유라는 취지로 말했다. 남 변호사는 2014년과 2015년 대장동 일당이 설립한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 지분 비율 등 배당이익 배분구조가 설계된 경위를 당시 증인으로 나선 정영학 회계사에게 물으면서 이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전체 사업자 지분의 30%를 보유하면서 전체 배당금 4,040억 원 중 가장 많은 1,208억 원을 받은 곳이다. 김만배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표면적으론 김씨 소유로 알려졌지만 실제 소유주가 누군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천화동인 1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소유라는 취지의 대화내용이 정 회계사 녹취록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가 자신 소유라고 밝히고 있지만, 남 변호사 등은 김씨가 이 대표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배당금 가운데 428억 원을 주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공판까지 정 회계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쳤고, 이날은 남 변호사를 증인석에 세웠다. 남 변호사는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를 나선 뒤 기자들에게 "앞으로 재판에 열심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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