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KDI 설문
국민 96.3% "지금 한국 경제 위기 상황"
前 경제장관 24명 한자리… "극복 가능"
추경호(앞줄 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에 참석해 역대 부총리 및 경제장관, 역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과제 중 국민과 경제 전문가가 공통으로 첫손에 꼽은 급선무는 ‘저출산ㆍ고령화 대응’이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국민의 비율은 96%가 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기획재정부, 재경회, 예우회와 함께 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이달 초 20대 이상 일반 국민 1,000명과 경제 전문가 4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경회와 예우회는 옛 경제기획원ㆍ재무부ㆍ재정경제원ㆍ재정경제부ㆍ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 출신 퇴직 관료 모임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 96.3%와 전문가 97.0%가 현재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전문성과 상관없이 압도적 다수가 현 경제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서둘러 해야 할 일로는 일반인(38.2%)ㆍ전문가(37.0%) 모두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한 적극 대응’을 지목했다. ‘진영논리를 벗어난 상생 정치의 실현’ 역시 일반인(36.9%) 전문가(29.1%) 할 것 없이 다수가 가리킨 과제이지만, 일반인 쪽 비율이 더 높았다. 일반인이 3순위 과제(25.3%)로 생각하는 '복지 확대(빈부 격차 축소 및 사회안전망 강화)'는 전문가가 중요하다고 믿는 과제 3가지 안에 들지 못했다. 대신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를 비중 있게(32.6%) 고려했다.
60년간 한국이 일군 경제ㆍ사회적 성과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평가가 긍정적이었는데, 일반인(72.8%)보다 전문가(94.3%)가 상대적으로 후했다. 미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구도다. ‘5년 후 예상되는 대한민국의 위치’가 ‘우수할 것’으로 낙관한 비율이 일반인(36.9%)보다 전문가(56.5%) 쪽에서 훨씬 높았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일반인은 절반도 안 됐다(49.2%).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전직 부총리 9명과 경제장관 15명, KDI 원장 6명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권오규 재경회장(제6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한국이 경제와 안보, 에너지, 보건, 인구 등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중층적ㆍ복합적 위기에 처해 있지만 기재부와 KDI가 힘을 합치면 극복 가능하다”고 격려했다. 장병완 예우회장(7대 기획예산처 장관)은 “행정의 정치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정치의 사법화마저 진행돼 지혜가 마련돼도 그것을 실행하는 게 지난한 과제”라면서도 “전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유전자가 우리들에게 있다”고 덕담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민이 함께해 주지 않았다면 이런 성공적 발전의 역사는 없었다”며 “앞으로 60년도 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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