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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향한 당내 '유감 표명' 요구... 과거 거물들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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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향한 당내 '유감 표명' 요구... 과거 거물들은 어땠나

입력
2022.11.22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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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최소한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안희정 '정치자금'에 사과
이회창 대선자금 의혹에 "모든 허물 제게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구속에 이어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21일 법정에서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폭로성 주장까지 하면서다. 그간 이 대표 측근 방어를 위해 당력을 총동원해 온 것이 이제는 당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도부는 조용... 조응천·박용진 등 쓴소리

이 대표는 이날 남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측근 인사들의 구속과 관련해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 당 차원에서는 안호영 수석대변인이 "아무리 대장동 일당과 검찰이 입을 모아 떠들어대도 없는 일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고 반박 논평을 내놓은 것이 전부였다.

남 변호사 주장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 대표와 그 주변 인사들을 겨냥한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면서 당에서도 "이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힐 때가 됐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기 시작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에 대해 "최측근 2명이 연이어 구속된 데 대해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는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정말 무관한지 그건 솔직히 잘 알 도리가 없다"면서도 "이 대표, 정 실장, 김 부원장 이런 분들이 아실 거니까 이제는 어느 정도 직접 해명을 해야 될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박용진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유죄인지 무죄인지 제가 알 수는 없지만 이 일과 관련해서 당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주자급 인사, 정치·도의적 책임에 입장 표명도

정치권에선 대통령을 비롯해 대선후보를 거친 거물급 인사들이 측근이나 가족 관련한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본인과 직접 연관되지 않았더라도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인정하거나, 의혹 연루만으로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대선 후 불거진 대선자금 파문으로 후보였던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현 대표)가 사과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노 전 대통령은 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대통령이 되면 이런 의혹으로 시달리지 않은 대통령이 되고 싶었지만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고 "수사가 끝나면 양심껏 국민께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오는 데 대해서도 “측근 비리는 특검을 임명할 것이고, 대선자금 관련해 특검을 요청하면 두말없이 받을 것”이라며 “자진해서 검찰에 나가지는 않고, 검찰이 필요하다면 와서 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모든 허물과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깨끗한 정치를 표방해 왔던 저로서는 입이 열 개라 해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당시 비슷한 의혹에 연루된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측면도 있었다.

대통령도 가족 비리와 관련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홍삼 트리오'로 불리는 세 아들의 비리가 불거지자, 당시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의 구속 이후에는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임 당시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구속 직후 대국민 담화에서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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