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과정에서 생긴 매우 드문 실수
방역당국 "관련해 역학조사 진행 중"
국내에서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며 한동안 잊혔던 원숭이두창 확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추가 전파 위험은 없다"고 판단한다. 네 번째 환자는 의료 과정에서 감염된 만큼 밀접접촉으로 인한 전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2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다 의료인이 감염된 것은 상당히 드문 일로 실수 정도이지 원숭이두창 확산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네 번째 환자는 지난 14일 세 번째 환자의 피부 병변 검체를 채취하다 주삿바늘에 찔렸다. 즉시 3세대 두창백신 지네오스를 맞았고 고위험 접촉자로 분류됐다. 이후 4일이 지난 18일 자상 부위 피부 병변 등 의심증상이 발생해 격리병상에 입원했고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 교수는 "바로 백신을 맞았고 해외에서도 호흡기를 통한 전파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에서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겠지만 이번 의료진 감염으로 인한 국내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환자 진료는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이 맡고 있다. 따라서 네 번째 환자도 이 감염병을 가장 잘 아는 전문병원 의료진으로 파악된다. 방대본은 "현재 네 번째 환자의 밀접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덴마크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사육하던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1970년 민주콩고에서 첫 사람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올해 유럽과 북미 등에서 확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고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국내에서는 6월 22일 첫 환자에 이어 9월 3일과 이달 15일 두 번째, 세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모두 해외에서 입국한 내국인으로 완쾌해 퇴원했다.
방대본은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지네오스 5,000명분을 도입해 희망하는 필수 의료진에 한해 접종하도록 했다. 전날 기준 접종자는 9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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