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포니 쿠페의 아버지' 조르제토 주지아로
양산 못하고 유실된 '포니 쿠페', 내년 봄 원형 복원
아이오닉5·디올뉴그랜저 등 '현대차 유산' 구축
"과거 열정을 갖고 디자인했던 '포니 쿠페'를 좀 더 진보된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생산 모델 '포니'를 디자인한 이탈리아의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24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콘서트' 행사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원형 복원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현대차는 포니 쿠페 원형 복원을 위해 이탈리아 토리노를 방문, 주지아로를 한국으로 초청했다. 마치 1973년 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차의 첫 번째 자체 제작 차량의 디자인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갔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당시 주지아로는 포니, 포니 쿠페 콘셉트를 디자인했다. 이후 약 20년 동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2세대 등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주지아로는 "과거 창업주(정 명예회장)가 토리노로 찾아와 '현대를 위한 자동차를 디자인해달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며 "50여 명의 엔지니어와 협력해서 8개월 만에 포니, 포니 쿠페 콘셉트를 만들었는데 지금 보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떠올렸다.
내년 봄 '포니 쿠페' 원형 복원…"차세대 디자인 영감"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이며, 현대라는 브랜드를 세상에 알렸다. 포니는 양산 차량으로 1976년부터 판매됐지만, 포니 쿠페의 경우 당시 기술력과 시장성의 한계로 시제품(프로토타입)까지만 제작됐다. 1970년대 말 그 프로토타입마저 유실되면서, 포니 쿠페는 현재 몇 장의 사진과 설계도, 디자인 스케치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전 세계 자동차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지아로는 영화 '백투더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12'를 디자인하면서 포니 쿠페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또 현대차는 올 7월 최초로 공개한 고성능 수소하이브리드 롤링랩(연구용 콘셉트카) 'N 비전 74'에도 포니 쿠페의 디자인 요소를 여럿 적용했다. 내년 봄 포니 쿠페의 원형이 복원되면, 현대차는 이를 활용한 차세대 차량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의 과거가 현재, 미래에도 계속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아이오닉5·디올뉴그랜저…"과거-현재-미래 잇는 헤리티지"
현대차는 최근 몇 년 동안 브랜드 헤리티지(유산)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포니의 영감을 받은 콘셉트카 '45'를 선보였다. 45는 2021년 출시한 현대차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로 재탄생했다. 또 지난해에는 1세대 '그랜저'를 전기차로 복원했고, 이를 기반으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를 만들어 최근 공개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최고크레이티브책임자(CCO)는 "현대차의 과거 50년 전 출발이 포니였고, 새로운 50년의 시작은 포니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오닉5'"라며 "포니 쿠페의 원형 복원은 단순히 옛날 차량을 다시 만드는 것을 넘어 현대차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를 되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