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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을 11년 된 집보다 싸게 전세로 넘겨"... 잔금 비상 입주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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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을 11년 된 집보다 싸게 전세로 넘겨"... 잔금 비상 입주 아파트

입력
2022.11.26 04:30
수정
2022.11.28 21: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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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입주 쏟아진 인천·경기
잔금 못 치른 집주인, 전셋값 낮춰
아파트 전셋값, 임대차 2법 전으로

24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4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 시세가 2020년 7월 31일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전으로 돌아간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쏟아진 인천·경기에선 잔금을 못 치른 집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인근 오래된 집보다 싸게 전세를 내놓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새집 전세가 11년 된 집보다 싸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뉴스1

25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뉴스1

인천에선 새 아파트 전셋값이 오래된 아파트 시세를 밑도는 현상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수요는 급감한 반면 새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며 시장에 저렴한 전세 물량이 쏟아진 결과다. 올해 인천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여 가구로 지난해(1만9,000가구)의 2배가 넘는다. 내년에도 올해보다 많은 4만1,000여 가구(부동산R114)가 집들이를 한다.

7월 입주에 들어간 인천 주안동 주안캐슬&더샵에듀포레 아파트(1,856가구)의 전용면적 84㎥ 전세 시세는 2억6,000만~3억 원선이다. 이는 부근에 있는 같은 면적의 대우재한신휴플러스(2011년 입주) 전셋값(10월 3억2,000만 원 계약)보다 낮다.

같은 달 입주한 인천 부평구 부평신일해피트리더루츠도 여전히 10%가량은 미입주로 파악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집주인이 경쟁적으로 전셋값을 낮추면서 최근엔 1억9,000만 원(전용 49㎡·입주 당시 시세 3억 원 안팎)짜리 전세 매물도 등장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지정기간 동안 세입자를 못 구해 연체금을 물다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시세를 확 내린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역푸르지오SK뷰(3,603가구·7월 입주)와 힐스테이푸르지오수원(2,586가구·8월)도 입주기간이 일찌감치 끝났지만 세입자를 기다리는 집주인이 여전히 많다.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전용 59㎥는 입주 당시 전세 시세가 4억 원을 웃돌았지만 최근엔 시세를 3억 원에 맞춘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근 같은 면적(인계파밀리에)의 13년 된 아파트 전셋값(3억 원 안팎)과 차이가 없다.

서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달 입주에 들어간 서울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 전용 84㎡ 전세 시세는 6억4,000만 원 안팎으로 인근 같은 면적의 홍제센트럴아이파크 전셋값(7억 원·8월 계약)보다 낮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전셋값을 낮춰도 세입자를 구할 수 없자 지정기간 안에 잔금 치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호소하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2년 전으로 돌아간 전세 시세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기존 아파트는 전세 시세가 임대차 2법 시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에선 최근 몸값을 수억 원 낮춘 6억 초반대 전세 매물(전용 59㎡)이 잇따랐다. 이는 2020년 7월 평균 전셋값(7억 원)보다 낮다.

시장에선 전셋값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려 금리 부담이 더 커진 데다 매매시장 침체로 기존 집주인이 매매 대신 대거 전·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서울 강남의 중개업소 대표는 "역전세를 당한 집주인이 전세금을 내주려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할 만큼 시장 상황이 수요자 우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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