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8000명 3배 넘은 시민들 광장에 모여
이태원 참사 교훈, 경찰 등 인파 관리 철저
'귀갓길'도 질서 정연, '쓰레기 대란'도 없어
응원 열기는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지만, 질서의식은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다.
24일 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력만큼이나 시민들은 성숙한 응원 문화를 선보였다. 25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우루과이전을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은 2만6,000여 명. 당초 8,000명 참석을 점쳤던 축구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의 예상을 3배나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경찰과 서울시의 철저한 인파 관리 덕에 이날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파를 총 5개 구획(섹터)으로 나눠 분산 수용하려던 경찰은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자 신속히 펜스 일부를 걷어내고 광장 동쪽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을 막아 공간 여분을 확보했다. 일방통행 규칙을 어기거나 보행자가 갑자기 멈추기라도 하면 곧바로 경찰과 안전요원이 제지했다. 만석이 된 구획 입구엔 통제선을 설치해 안쪽 일행이 나와 확인을 거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응원 후 귀갓길도 질서 정연했다. 날을 넘겨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안내요원이 경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을 한쪽으로 이동시켰고, 횡단보도에서는 교통경찰관들이 귀가를 도왔다.
지하철역이 붐비자 경찰은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마다 펜스를 치고 한번에 1, 2명씩 입장시켰다. 개찰구 앞에도 질서유지선을 설치해 “플랫폼이 꽉 찼으니 사람이 빠질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안내했다. 시민들 역시 별다른 반발 없이 통제에 응하며 차분히 대기했다.
우려했던 ’쓰레기 대란’도 없었다. 광장 곳곳에는 파란색 종량제봉투가 배치됐다. 바람 빠진 응원도구, 마스크 등의 쓰레기가 차곡차곡 모였다. 경기가 끝난 후 일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종량제봉투를 들고 돌아다니며 광장에 남은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 직장인 양준모(29)씨는 “보안요원도 많고 안전에 상당히 신경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사는 서원형(26)씨는 “응원 공간도 넉넉했고, 집에 갈 때도 시민들이 질서를 잘 지켰다”면서 “한 달 전 이태원에서도 조금만 주의했으면 그렇게 많은 희생자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