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2단계 발령...부실대응으로 인명피해 키운 혐의
특수본 수사 소방 지휘부로 확대...윗선 책임 정조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26일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다시 불러 조사 중이다 .
특수본은 이날 최 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최 서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골든타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늘은 어떤 내용을 소명할 예정인지' '소방청 압수수색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에는 "제가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최 서장은 참사 전후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에 따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1일 최 서장을 한 차례 소환 조사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직후 대응 2단계를 늦게 발령하는 등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첫 압사 신고(오후 10시 15분) 후 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13분쯤에야 인근 5, 6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동했다. 최 서장은 오후 10시 43분쯤 관할 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1단계를 발령했는데, 2단계 조치까지 걸린 '30분'의 공백을 부적절한 초동 대응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응 1단계는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2단계와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각각 발령했다. 10명 이상 인명피해 시 발령하는 대응 2단계는 자치구 긴급구조통제단장인 용산소방서장도 발령할 수 있다. 최 서장은 구조·구급활동에 힘쓰느라 대응 2단계를 직접 발령하지 못했고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한 대응 2단계도 늦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수본은 지난 23일에는 최 서장에 이어 용산서방서 현장지휘팀장도 피의자로 전환한 상태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골든타임 때 현장 지휘책임자로서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전날 소방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소방당국 지휘부로도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지휘체계와 관련한 소방청 공문서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하고 정부세종청사 내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등 6곳에 수사관 22명을 보내 이태원 참사 관련 업무기록과 관련자 휴대폰 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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