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브런의 현지 원유 생산 재개 허가
마두로 정권과 야권 협상, 제재 완화 조건도 충족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을 제재하는 차원에서 금지했던 미 정유사 셰브런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재개를 허가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공급난을 완화하려는 조치의 하나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26일(현지시간) 셰브런이 베네수엘라에서 천연자원 채굴 사업을 재개하도록 허가하는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0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려고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제재했고, 이에 따라 셰브런과 베네수엘라의 국영 정유사 (PDVSA)와 합작투자 사업도 중단됐다.
이번 면허 발급으로 셰브런은 PDVSA와 합작투자 사업 운영과 관련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지만, PDVSA는 셰브런의 원유 판매에 따른 수익을 받을 수는 없다.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관련한 다른 제재는 그대로 유지하며 계속해서 강력히 이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허가의 표면적 이유는 미국 정부가 제재 완화 조건으로 내건 마두로 정권과 야권의 협상 재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는 마두로의 2018년 대선 승리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19년 1월 자신이 임시 대통령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제재 완화의 실질적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면 에너지 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 재무부의 이번 결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원유 증산 요구에 대한 침묵 속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가 개전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해온 미국 내 고유가의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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