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정식 갖고 공식적으로 총파업 돌입
정부·민주노총 강대강 분위기 영향 가능성
퇴근 시간대 서울 주요 지하철역 혼잡
장기화 될 경우 노사 모두 부담 만만치 않아
서울교통공사(공사) 노조가 30일 출정식을 갖고 6년 만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의 강경 기조가 뚜렷해 파업 장기화 우려가 제기된다. 더구나 서울지하철 일부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민주노총 전국철도노조 소속 코레일 노조도 2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라, 연말 교통대란 상황까지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사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 서편에서 6,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김종탁 노조 사무처장은 "노조는 인력감축안 철회를 요구했지만 공사는 올해로 한정한 유보안을 마지막으로 내놓았다"며 "구조조정을 투쟁으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하면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와 민주노총 지도부가 강대강으로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게 가장 걸림돌이다. 서울시와 공사 안팎에서는 전날 협상 불발도 민주노총 조합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공사 노조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전날 사측이 '원안 수정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타결 물꼬가 트였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막판까지 의견 차이를 보여 협상이 결렬됐다. 그리고 합의 직전,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이 협상장을 방문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는 "전날 협상 결렬 원인은 구조조정안에 대한 노사 입장차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구나 민주노총은 정부의 시멘트 운수 종사자 업무개시명령에 대응해 3일 서울과 부산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6일에는 동시다발적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공사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지도부와 궤를 같이할 경우 서울지하철 파업은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서울시와 공사도 일단 물러설 뜻이 없는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지하철 파업을) 정치적 파업이라 정의하고 싶다"면서 "사실 표면적으로 내세운 파업의 이유는 구조조정과 혁신안 철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화물연대 파업이 다 연결돼 있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지속될 경우, 1차 고비는 코레일 노조 파업이 예고된 2일이다. 코레일과 공유하는 서울지하철 1∙3∙4호선 운행이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미 이날도 저녁 퇴근시간대 2·3 호선 주요 역에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비혼잡시간대 서울지하철 운행 간격도 평상시 5~10분에서 6~15분으로 늘어났다. 시는 퇴직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1만3,000여 명을 투입해 운행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대체 인력의 피로도가 증가할 경우 안전사고 우려도 커진다. 노조도 역풍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다만 노사는 이날 밤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재개하면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협상에 앞서 노조 관계자는 “이날 오전 공사가 공문을 통해 교섭 속개를 요청해 왔다"면서 "노사 간사 협의를 거쳐 재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보다 노조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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