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던 ‘전차군단’ 독일과 ‘황금세대’ 벨기에가 동반 몰락했다. 조별리그 탈락 충격 여파로 독일 간판 공격수 토마스 뮐러(33)는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고, 벨기에 사령탑은 사퇴하는 등 후폭풍도 거세게 일었다.
독일은 2일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최종전에서 코스타리카를 4-2로 꺾었지만 조 3위(1승1무1패)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한국에 패해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던 독일은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일본에 충격패를 당하더니 결국 일찍 짐을 쌌다. 브라질(5회) 다음으로 많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4회)이 2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던 ‘전차군단’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녹이 슬었다. 그 결과 2018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 탈락,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 탈락, 이번 대회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냈다.
독일 축구가 이대로 암흑기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분위기도 내부에서 나온다. 독일 대표팀 요주하 키미히는 탈락이 확정된 뒤 눈물을 머금고 “내 인생 최악의 날”이라며 “대표팀이 부진의 늪에 빠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전에서 상대를 조롱하는 듯한 ‘타조 주법’으로 논란을 빚었던 안토니오 뤼디거는 “(조별리그 탈락은) 우리의 잘못”이라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독일의 몰락에 32년 전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다. 22명이 90분간 공을 쫓다가 항상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말을 남겼던 잉글랜드 전설 게리 리네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32년 전 발언을 다시 꺼내며 “독일이 조별리그만 통과한다면”이라고 바로잡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로 2018 러시아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벨기에도 조기 탈락으로 ‘황금세대’의 쓸쓸한 퇴장을 알렸다. 벨기에는 같은 날 카타르 알라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F조 3차전에서 0-0으로 비겨 조 3위(1승1무1패)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 최고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 에덴 아자르 등을 보유하고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세대 교체가 더뎠고, 대표팀 내부 불화설까지 퍼져 최악의 결과를 냈다. 더브라위너는 대회 중 “우린 우승하기에 늙었다”는 발언을 했고, 이에 팀 동료 얀 페르통언은 “라커룸 밖에서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있다”며 불쾌해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불화설에 대해 “날조된 이야기”라고 진화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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