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도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에 승리
16강 확정 뒤 '슬라이딩 세리머니'...후배들도 재연
대표팀 막내 이강인, 슬라이딩 아닌 앞구르기 눈길
2002년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들의 '슬라이딩' 세리머니가 20년 만에 카타르 도하에서 재연됐다. 한국 축구대표팀 후배들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선배들의 짜릿했던 세리머니를 선보여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2-1로 승리,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선수들은 펄쩍펄쩍 뛰며 환호성을 질렀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 순간 선수들은 모두 손에 손을 잡았다. 이들은 그라운드를 질주하더니 우리나라 응원단이 있는 관중석을 향해 단체로 슬라이딩을 했다. 한국 응원단은 선수들의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카메라와 휴대폰에 담으며 "와~!"하고 화답했다. 응원단과 선수들은 그렇게 기쁨을 나눴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대표팀 막내인 2001년생 이강인(21·마요르카)은 슬라이딩이 어색했는지 혼자 앞구르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선수들과 응원단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이날만큼은 하나가 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세리머니가 20년 전 상황가 똑같다는 거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은 조별리그 최종전인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박지성의 골로 1-0 승리했다. 이후 16강을 확정지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같은 상황이 도하에서 재연된 것이다. 우리 대표팀은 이날 20년 전과 같이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을 만났고,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기적 같은 1골차로 승리를 맛봤다.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함박웃음을 띠고 팬들을 향해 달렸다. 이내 몸을 날리는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통해 20년 전 선배들처럼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선배들은 세리머니를 한 뒤 16강은 물론 8강, 4강까지 이어가며 승리를 챙겼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선배들의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손준호(30·산둥)는 "선수들이 다 같이 하자고 했다"면서 "어릴 때부터 2002년 월드컵을 봐왔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영권(32·전북)도 "그 때(2002년 한일월드컵) 제가 중학교 1학년 나이였다. 항상 매 월드컵 때마다 너무나 하고 싶었고, 그걸 또 재연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우리 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4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과 16강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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