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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엄정 대응" 공세, 화물연대 "계속 투쟁"...길어지는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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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엄정 대응" 공세, 화물연대 "계속 투쟁"...길어지는 평행선

입력
2022.12.04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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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범죄행위 끝까지 추적" 직접 지시
유가보조금 1년 제한, 업무개시명령 확대 준비
화물연대 "계속 투쟁", 노동계 '화물연대 엄호'
ILO, 업무개시명령 관련 정부에 의견 요청

화물연대 파업 9일 차였던 지난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앞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뉴시스

화물연대 파업 9일 차였던 지난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앞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뉴시스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은 연일 가해지는 정부의 압박을 '노조 탄압'으로 규정하고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양쪽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으며 '경제 동맥'을 마비시키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정부 "시간 끈다고 정부 입장 약화 안 돼"... 강경책 고수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 11일째인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단운송거부 대응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화물연대 지도부와 조합원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빼앗고 경제 전체를 볼모로 잡고 있다"며 "집단운송거부뿐 아니라 정상 운행을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행위 등 범죄행위를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 끝까지 추적하라"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 관계장관회의 직후 추경호(왼쪽 두 번째부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왼쪽 첫 번째) 행정안전부 장관이 브리핑에 참석했다. 서재훈 기자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 관계장관회의 직후 추경호(왼쪽 두 번째부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왼쪽 첫 번째) 행정안전부 장관이 브리핑에 참석했다. 서재훈 기자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더 시간을 끈다고 정부 입장이 약화되지 않는다"며 △유가보조금 지급 1년 제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대상 1년간 제외 △철저한 수사 통한 전원 사법처리 등 '무관용 대응책'을 무더기로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시멘트 운송 분야에 내려진 업무개시명령을 정유, 철강 분야로 확장하는 등의 추가 조치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9일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 시멘트와 레미콘뿐 아니라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등이 호전되고 있어 효과가 증명됐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운송업체 29곳과 화물차주 175명은 운송을 이미 재개했거나 재개 의사를 밝혔다"며 "5일부터 국토부와 지자체, 경찰청 합동조사반을 통해 명령 이행 여부 현장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 "정부가 노동3권 부정... 화물연대 파업 엄호·지지할 것"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투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투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공세에 화물연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례 없는 업무개시명령에는 국제기구 도움까지 청하면서 '전력투쟁'을 예고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정부의 강경 대응을 '노동계 죽이기'로 규정하고 오는 6일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이날 정부 회의 직후 "현재로서는 파업 기조나 노선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화의 문이 지난달 28일과 30일 두 차례 짧은 만남 이후 굳게 닫힌 상태에서 정부의 잇단 '협박'에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하는 말을 보고도 정부 실무자들이 대화 제의를 할 수가 있겠나"라며 "어떠한 교섭 시도도 없었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이 일부 조합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자 화물연대는 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을 검토 중이다. 해당 명령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국제법에도 위반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국제노동기구(ILO)도 "(업무개시명령과 관련해) 정부 당국에 즉시 개입한다"며 "관련 협약에 나오는 결사의 자유 기준 및 원칙과 관련한 감시감독기구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가 업무개시명령과 관련해 ILO에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으로, 노조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ILO 협약 위반임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통상적인 의견조회일 뿐, 정부가 화물연대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뜻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화물연대 엄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과 장관, 여당 지도부 발언을 종합하면 이들이 가지고 있는 노동과 노동 기본권에 대한 천박한 인식과 함께 노조혐오가 얼마나 극심한지 알 수 있다"며 "화물연대 투쟁에 대한 탄압은 시작일 뿐이며 전방위적 탄압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주현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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