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개시명령 발동 후 일부 업종 회복
레미콘 생산량 20% 불과... 타설 60% 중단
재고 부족 '품절주유소' 전국 88곳으로 증가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집계한 산업계 피해가 3조 원대로 커졌다. 정부는 정유·철강업계에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준비하는 등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열흘 동안 시멘트·철강·자동차·석유화학·정유 등 주요 업종에 총 3조263억 원 규모의 출하 차질이 발생했다. 업종별로는 철강 1조306억 원, 석유화학 1조173억 원, 정유 5,185억 원, 자동차 3,462억 원, 시멘트 1,137억 원 규모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시멘트 운송을 거부한 화물차주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후 시멘트와 레미콘,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등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파업 첫날인 지난달 24일 5%였던 평시 대비 시멘트 출하량은 전날 80% 수준까지 올랐고,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일 기준 5만1,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분)로 평시(7만3,000TEU) 대비 69% 수준을 되찾았다.
다만, 레미콘 생산량은 평시 20% 수준에 불과해 건설 현장에서 시공이 중단되고, 주유소 재고 부족으로 인한 품절 주유소가 늘어나는 등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전국 1,269개 건설 현장 중 751개 현장(약 60%)에서 레미콘 타설이 멈췄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 건설 공구 244개 중 128개 공구(52%)에서 레미콘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석유화학업계 누적 출하 차질 물량 규모는 약 78만1,000톤으로, 금액으로는 1조173억 원 수준이다. 수출 물량을 내보내기 위한 컨테이너 운송 인력 확보와 운반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평시 대비 약 21%를 출하 중이다. 출하가 완전히 멈춘 충남 대산·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일부 업체는 감산을 고려 중이다.
또,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재고가 바닥난 주유소가 전국의 88곳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대한유화 울산공장을 찾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피해 상황을 살핀 뒤 "석유화학제품은 건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쓰이는 핵심 원자재"라며 "화물연대의 운송 방해나 보복 행위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경찰 등에 협조를 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