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황인범 앞에 두고 머리로 '저글링 쇼' 눈총
EPL 경기서도 '저글링 묘기'로 엄청난 비난 받아
감독까지 동참한 '춤 세리머니'..."상대팀 무시한 것"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과 경기를 펼친 브라질 대표팀이 비매너 행동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손흥민(30·토트넘)의 소속팀 동료인 히샤를리송(25)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도마에 올랐던 '저글링 쇼'를 시전 했고, 브라질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마다 선보인 '춤 세리머리' 중간에 감독까지 동참하면서 무례하단 비난도 받고 있다.
한국과 브라질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진행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실점하며 수세에 몰렸고, 후반 교체 투입된 백승호(25·전북)가 중거리 슛으로 만회한 데 그치면서 1-4로 대패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더불어 조별리그에서 그간 아시아 국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점유율 높은 빌드업 축구를 구사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히샤를리송의 '저글링 묘기'..."상대를 무시하는 행동"
하지만 이날 브라질 대표팀은 이해할 수 없는 몇몇 장면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속팀에서 손흥민의 '절친'인 히샤를리송의 이른바 '저글링 쇼'도 그중 하나다. 문제의 장면은 전반 28분께 나왔다. 한국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볼을 받은 히샤를리송은 수비하던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을 앞에 두고 공을 머리로 통통 튕기며 '저글링 쇼'를 펼쳤다. 황인범은 공을 빼앗으려 했으나 히샤를리송이 소유하면서 결국 자신의 골로 연결지었다.
히샤를리송의 '저글링 쇼'는 이미 EPL에서 비매너 행동으로 비난받은 적이 있다. 그는 지난 8월 토트넘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가운데 상대 진영에서 갑자기 발로 볼을 통통 튕기는 저글링 묘기를 펼쳤다. 그러자 노팅엄 포레스트의 브리넌 존슨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히샤를리송을 향해 거친 태클을 가했고 옐로카드를 받았다. 노팅엄 홈 구장에서 홈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황당한 행동을 벌이는 히샤를리송을 가만히 놔둘 순 없어서였다. 당시 노팅엄 팬들은 그의 비매너 행동에 야유를 보냈고, 노팅엄 감독조차 "우리 팀에선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축구해설가로 활동하는 제이미 캐러거도 쓴소리를 했다. 전 리버풀 선수 출신인 캐러거는 "히샤를리송은 사람들을 약 올렸다. 나도 화가 났다"며 "경기는 이미 승리했다. 상대방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상대팀을 무시하는 무례한 행동이라는 의미다.
이날 우리와의 16강전에서 보인 히샤를리송의 비매너 행동은 당시 상황과 비슷했다. 영국 BBC는 "히샤를리송은 머리로 공을 세 번 저글링하고 팀 동료에게 튕긴 다음 박스 안으로 달려가 받은 뒤 쿨하게 골로 넣었다"며 "노팅엄에서 (그의) '쇼보팅(현란한 기술)'을 본 적이 있는가"라고 비꼬았다.
감독이 선수들과 '댄스 세리머니'하다니
브라질은 한국을 상대로 전반에만 4골을 몰아넣었다. 이미 전반에 승부를 본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브라질 골문을 위협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이 골키퍼 알리송(30·리버풀)에 막히고 말았다.
반면 골을 넣을 때마다 춤추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브라질 선수들로 인해 한국 선수와 팬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골을 넣은 기쁨을 표현하는 건 좋은데 매번 골을 넣을 때마다 선수들이 한데 모여 춤을 추는 건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여서다.
심지어 치치 브라질 감독까지 동참해 선수들과 '춤판'을 벌인 점도 무례한 행동으로 지적받고 있다. 아일랜드 레전드 로이 킨은 브라질의 이 같은 비매너에 비판을 가했다. 킨은 영국 ITV에서 "춤 경연 대회냐"면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 마드리드)의 첫 골은 멋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춤 세리머니는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킨은 "사람들은 그게(춤 세리머니) 브라질의 문화라고 하지만 그건 정말 상대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첫 골이 들어갔을 때는 신경 쓰지 않지만 골을 넣을 때마다 춤추고, 심지어 감독까지 함께한 모습은 보기 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치치 감독은 이런 비판과 관련, 16강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함께 춤을 추자고 얘기했었다"며 "이는 순수한 기쁨의 표현이었고, 젊은 선수들과 유대감을 맺는 데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상대에 대한 무시는 전혀 없었다. 평소 존경하는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에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 선수들은 매우 어리고, 나는 그들의 특성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의 언어 중 하나는 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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