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MLRS 사격 빌미로 동해상 방사포 100여 발 쏴
통일부 "北, 계속 합의 위반... 도발 계속 가능성 높아"
북한이 6일 동해 해상 완충구역으로 방사포를 무더기 발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이번에도 한미 양국 군의 통상적인 훈련을 트집 잡았다. 특히 우리 군이 북한의 도발 사실을 공개하기도 전에 "강력 대응"이라고 먼저 으름장을 놓으며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우리 군의 훈련 일정과 북한의 반응에 비춰 이처럼 맞받아치는 도발 패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 해상완충구역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 사격 90여 발을 발사했다. 이어 오후 6시경부터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0여발 방사포를 추가로 쐈다. 탄착지점은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안으로 파악됐다. 합참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합참 발표 이전에 북한이 먼저 목소리를 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어제 5일에 이어 오늘 6일 오전 9시 15분경부터 적들이 또다시 전선근접일대에서 방사포와 곡사포를 사격하는 정황이 제기됐다”며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인민군 전선포병부대들을 비롯한 각급 부대들에 전투비상대기경보를 하달하고 적정감시를 강화할 데 대한 긴급지시를 하달하였으며 즉시 강력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포 사격을 단행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적측은 전선근접지대에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적한 ‘도발적인 군사행동’은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전날부터 이틀간 강원 철원군 동송읍 삼율리 담터진지에서 진행한 훈련을 칭한 것으로 보인다. 227㎜ 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MLRS) 57발을 쐈는데, 우리 군은 동막리의 다른 진지에서도 K9 자주포 140발 사격훈련을 함께 실시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한미연합 포병 사격훈련은 9·19군사합의에 따라 포병사격훈련이 중지된 지상완충구역(군사분계선 이남 5㎞) 밖에서 실시된 정상적인 훈련"이라며 "북측이 한미의 정상적 훈련을 부당하게 비난하며, 오히려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해상 포사격을 반복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북측의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초래되는 결과에 대해 북한에게 모든 책임이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 우리의 MLRS 사격훈련을 빌미로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서해상으로 방사포 추정 130여 발의 포병사격에 나섰다. 북한은 10월에도 주한미군이 MLRS 사격훈련을 실시하자 동·서해로 포탄 수백 발을 발사한 후 “남조선군이 10시간에 걸쳐 포사격을 감행했다”며 “우리는 남조선 군부가 전선지역에서 감행한 도발적 행동을 엄중시하면서 강력한 대응 군사행동 조치를 취했다”고 강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도발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문제는 북한이 남북 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9·19 군사합의를 위반해서는 안 되며, 성실하게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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