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승부차기 악몽을 털어내지 못하고 침몰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연속으로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이로써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 승부차기(5회) 경험을 가진 스페인은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한 국가로 기록됐다.
스페인은 7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와 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연장전에서도 골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으나 스페인은 0-3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스페인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순조롭게 시작했다. 하지만 촘촘한 모로코의 수비망을 뚫지 못해 고전했다. 모로코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자책골 1개를 제외하곤 실점 없이 조 1위로 16강전에 올랐다. 스페인은 수비라인을 완전히 내려 골문을 꽁꽁 걸어 잠근 모로코의 철벽 수비에 공격력을 상실했다. 축구 기록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날 전반에 슈팅 수 1개만 기록했을 뿐이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후반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등 공격수를 투입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슛 찬스가 나지 않았고 정규 시간은 그대로 흘러갔다. 연장전에서도 득점하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첫 키커부터 실축하더니 연이어 두 명의 키커도 상대 골키퍼에게 막혀 단 한 골도 득점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스페인은 유독 월드컵에서 승부차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 역사상 총 5번의 승부차기 승부에서 단 1번의 승리만 챙겼을 뿐이다. 스페인의 첫 승부차기 패배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벨기에와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한 후부터 '승부차기 잔혹사'를 써내려 갔다.
유일한 승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이다. 당시 스페인은 아일랜드와 승부차기에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그러나 이어진 한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선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이 이운재에 막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선 개최국 러시아와 승부차기를 벌였으나 3-4로 패했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승부차기 패배를 아쉬워했다. 그는 "1년 전 선수들에게 월드컵을 위해서 최소 1,000번의 페널티킥(PK)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승부차기는 긴장감이 극대화되고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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