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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예능으로 사랑받는 배우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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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예능으로 사랑받는 배우들의 고민

입력
2022.12.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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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활약, 이미지 소비 걱정돼"
예능 출연의 명과 암

전소민은 '런닝맨'에서 입담을 뽐내며 많은 예능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았다. '쇼윈도:여왕의 집'에서는 내연녀 역으로 파격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며 '런닝맨' 속 그를 지웠다. SBS 제공

전소민은 '런닝맨'에서 입담을 뽐내며 많은 예능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았다. '쇼윈도:여왕의 집'에서는 내연녀 역으로 파격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며 '런닝맨' 속 그를 지웠다. SBS 제공


예능, 영화, 드라마 여기저기서 소비되니까 제가 식상해지고 있지 않나 싶어요. 오래 일하고 싶은 만큼 그런 부분이 조심스럽게 느껴지네요.

최근 인터뷰로 만난 한 배우가 털어놓은 고민이다. 예능 출연이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켜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에서 자신이 아닌 캐릭터로서 살아 숨 쉬어야 하는 연기자들에겐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베테랑 배우일지라도 예능과 연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K-예능이 세계에서도 조금씩 빛을 발하는 요즘 연기를 넘어 입담으로까지 웃음을 주는 배우들이 많아지고 있다. SBS '런닝맨'은 많은 연기자들이 찾고 있는 대표적인 예능이다. 그중에서도 송지효와 전소민은 고정 멤버로 활약하며 매 회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중이다. 이광수는 이 프로그램으로 해외 팬들의 사랑을 누리며 '아시아 프린스'라고 불리기도 했으나 지난해 하차했다.

tvN '식스센스' 시리즈 역시 배우들의 활약을 담아냈다. 오나라 전소민 이상엽이 고정 출연자로 함께하며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가득 채워왔다. 이들은 솔직한 입담과 케미스트리로 예능감을 인정받았다. 프로그램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언급되며 큰 화제성을 자랑했다.

예능 속 배우들의 활약은 다양한 이점을 갖고 있다.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새로운 매력을 뽐내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즐기지 않는 시청층을 만나면서 인지도 또한 높일 수 있다. 연기자가 드라마, 영화가 아닌 예능 출연으로 큰 관심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굿데이터 TV화제성 연구팀이 발표한 12월 1주차 비드라마 부문, 비드라마 출연자 부문 순위에 따르면 손석구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1위에 올랐다. 이재욱과 로운은 '바퀴 달린 집4'로 각각 5, 7위를 차지했다.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과의 케미스트리를 뽐낸 김혜윤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나라는 '식스센스' 시리즈에서 활약했다. 그는 배우로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KBS2 제43회 청룡영화상 캡처

오나라는 '식스센스' 시리즈에서 활약했다. 그는 배우로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KBS2 제43회 청룡영화상 캡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존재하듯 예능 출연에 이점만 있는 건 아니다. 드라마, 영화에 등장했을 때 "캐릭터가 아닌 예능 속 배우 그 자체로 보인다"는 평을 듣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광수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고 있지만 작품 속 그를 보며 '런닝맨'을 떠올리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이광수가 출연한 영화를 봤다는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분명 연기를 잘하는데 갑자기 '재석이 형!' 할 것 같아서 몰입이 안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작성자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예능과 본업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게 좋다. 전소민은 지난 1월 막을 내린 채널A '쇼윈도:여왕의 집'에서 내연녀 역으로 파격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며 '런닝맨' 속 그를 지웠다. 오나라는 tvN '환혼'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 작품은 현실엔 없는 대호국을 배경으로 했다. 대호국 전통의상을 입고 나온 오나라는 '식스센스' 시리즈의 그를 떠올리지 못하게 했다. 연기력과 출연 작품의 성적도 영향을 끼친다. 배우로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예능감으로만 인정받는다면 그는 연기자가 아닌 방송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물론 예능 자체가 모든 배우에게 허락되진 않는다. 캐스팅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이 독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소속사 측의 우려도 있다. 일부 소속사 관계자들은 소속 연기자가 예능에 출연했다가 말실수를 할까 걱정해 이를 꺼리기도 한다. "배우 예능감이 지나치게 부족해 나가도 비판만 받을 듯하다"고 말하는 관계자도 있다. 예능 출연은 배우 중에게도 소수에게만 허락되는 권리인 셈이다.

입담, 제작진의 선택 등이 조화를 이뤄 예능을 만나게 됐다면 다음 과제는 적절한 균형 찾기다. 배우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면서 예능감까지 제대로 뽐내는 이를 비판할 시청자는 없다. 두 가지를 모두 잘 해낸다면 배우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화제성과 더 넓은 연령대의 팬까지 확보할 수 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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