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화물연대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8일 정부·여당이 제시한 ‘안전운임제 일몰 3년 연장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안전운임제 지속과 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여당의 3년 연장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품목 확대 관련해서는 여야 합의기구를 설치해 논의하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정부안을 사실상 모두 수용한 셈이다.
사태가 더 길어지면 산업계 피해는 더 커지고, 연말까지만 적용되는 안전운임제가 효력을 상실하면 화물노동자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팽팽히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회 다수당이 합의 가능한 출구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제안의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민노총이 정부안을 거부한 데는 민주당의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 주장이 한몫을 했다”며 “선복귀 후논의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도 ‘선복귀 후대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지난 6월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의 지속 추진과 적용 품목확대 논의에 합의한 사실을 망각하지 않았다면 절대 보일 수 없는 협량한 태도다. 이번 사태에 대한 강경대응으로 지지율이 오르자 정부·여당이 이를 기회 삼아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을 백기투항시키겠다는 계산이 아니라면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화물연대는 이날 심야회의 후 정부에 일몰제 3년 연장을 요구하면서 파업 철회 여부는 9일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올해 두 차례 파업으로 화물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안전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다만 안전운임제 도입 목적인 사고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추가적 분석이 필요한 만큼 3년 연장안을 수용하고 파업을 철회한 뒤 미흡할 경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순리다. 아무리 합리적 요구라 해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관철시킬 수 있다는 현실적 조건을 무시해선 안 된다. 화물연대도 파업을 접고 질서있게 복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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