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눈과 귀로 다가온 AI
[아로마뉴스(24)]12.5~9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애플, 모든 길에서 완전자율주행 가능한 '레벨5' 기술 구현 실패
도요타(38%), 혼다(32%), 애플카(26%), 포드(21%), 테슬라(20%).
실체는 고사하고 출시 시점조차 희미했지만 인지도는 분명했다. 쟁쟁한 완성차 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당당히 ‘넘버3’ 자리를 꿰찼다. 지난 9월 2일(현지시간), 글로벌 마케팅 기업인 스트래티지 비전이 최근 20만 명의 미국 내 신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계 45개 자동차 브랜드 선호도(중복응답)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애플카의 존재감이다. 2014년부터 애플에서 야심 차게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로 준비했던 애플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그랬다. 이 설문에선 특히 세계 자율주행차 간판인 테슬라 차주의 50% 이상은 애플카 구매에 대해 “확실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애플카에 대한 속마음도 내비쳤다.
하지만 8년 넘게 키워 왔던 이런 기대감은 지난 6일(현지시간) 전해진 애플카의 궤도 수정 소식 탓에 희석됐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드명:타이탄’으로 명명된 애플카 프로젝트가 기술적인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당초 모든 도로에서 운행 가능한 형태로 설계됐던 완전자율주행 노선에서 이탈, ‘고속도로에서만 제한된 완전자율주행’ 방식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승객들이 서로 마주본 형태로 그려졌던 애플카의 차량 내부 구성도 백지화될 조짐이다. 애플카에서 예상됐던 운전대나 페달이 생략된 형태의 파격적인 디자인 역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애플카의 출시 시점 또한 예정보다 1년 미뤄진 2026년으로 연기됐다. 최소 12만 달러(약 1억6,000만 원)로 예측됐던 애플카 1대당 가격도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애플카의 후진 소식에서 파생된 상실감은 적지 않다. 그동안 애플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선 수차례 핵심 전략 수정과 더불어 주요 임원급 인력의 퇴사 등도 이어지면서 불안감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자업계에선 혁신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애플 주도하에 진행됐던 프로젝트였기에 희망감은 컸다. 수뇌부의 장밋빛 전망 또한 이를 거들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뉴욕타임스 팟캐스트인 '스웨이'에서 “자율주행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은데, 애플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차차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직접 자율주행차 제작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즉답은 피하면서도 “그동안 많은 내부 연구가 빛을 보진 못했지만, 자율주행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까지 기존 완성차 업계에서도 도달하지 못한 완전자율주행 단계 가운데 최고 수준인 ‘레벨5’ 기술 적용이 유력했던 애플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배경이기도 했다
그랬던 천하의 애플도 결국 최대 관건인 기술적 한계로 레벨5를 포기한 모양새다. 블룸버그도 “애플카 전략 수정은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 개발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세계 최대 기업들을 괴롭혀 온 기술적 장애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자율주행차량은 ‘운전 주체’에 따라 분류된다. 글로벌 표준으로 알려진 미국 자동차공학회 'J3016' 개정안에선 자율주행을 운전 자동화 수준에 따라 레벨 0~5단계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레벨5 수준에선 모든 주행 환경에서도 운전자를 완전히 배제하고 시스템만으로 운행이 가능, ‘꿈의 자율주행’으로 일컫는다.
한편, 애플카 출시 차질 소식이 전해진 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애플 주가는 전장보다 2.54% 하락한 142.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애인들의 시각과 청각 문제 해결에 특급 도우미로 나선 AI
평소 넷플릭스의 오디오 화면 해설 기능으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해온 시각장애인 A씨는 최근 인터넷만화(웹툰) 원작 드라마 시청에 푹 빠졌다. 그는 드라마와 다르게 전개된 동명의 웹툰 원작이 있단 소식에 감상도 하고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접어야만 했다. 이미지로만 구성된 웹툰은 시각장애인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해서다. ‘누군가 웹툰 속 대사들을 읽어만 준다면 나도 웹툰 기반의 드라마를 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텐데’란 아쉬움만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턴 A씨의 이런 아쉬움은 기대감으로 바뀔 조짐이다. 이미지로 된 웹툰의 대사를 순서대로 인식, 문자로 변환시켜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이 조만간 국내에서 상용화될 전망이어서다. A씨는 “드라마와는 다른 줄거리로 구성된 웹툰 원작에 대한 갈증 같은 게 항상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며 “요즘 장애인들을 위한 AI 기반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생활의 편의성도 한층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AI가 장애인들에게 특급 도우미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시각이나 청각에 어려움을 가진 장애인들에게 눈과 귀의 역할을 대신할 정도의 고성능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다.
지난 5일 네이버웹툰에서 공개한 ‘배리어프리 웹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시각장애인의 웹툰 감상을 돕는 AI 기술 기반의 이 서비스는 내년 1월부터 시범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손쉽게 웹툰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동안 이미지형 콘텐츠인 웹툰은 시각장애인에겐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에 가까웠다. 이미지에서 문자를 인식하고 이를 음성으로 전환해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된 상태다. 하지만 일반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스토리 전달이 필수인 웹툰의 경우엔 컷 구분이나 말풍선 내의 대사나 의성어를 포함한 순서 등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두서없이 섞여 나오는 줄거리가 귀에만 의존해야 하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선 난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네이버웹툰은 1년여 동안 연구 끝에 AI를 활용, 이미지로 제공되는 웹툰 대사를 차례차례 문자로 바꿔주는 ‘웹툰 대체 텍스트’ 자동 제공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장애인에 특화된 이동통신업계의 AI 서비스도 눈에 띈다. AI 스타트업인 투아트는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설리번A’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운영 중이다. 이 앱에선 이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문서를 촬영하면 해당 내용을 읽어주거나 음성으로 요약해준다. 이 앱에선 명함을 인식, 이메일 발송이나 전화 연결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AI를 탑재한 투아트의 ‘설리번플러스’도 시각장애인들에겐 효과적이다. 시각 보조용으로 개발된 이 앱을 실행시키면 스마트폰 카메라에 감지된 이용자 주변 상황(사물, 인물, 동물 등)을 쉽게 설명해준다.
KT의 ‘마음 톡’ 앱에서도 AI 비중은 크다. 이 앱에선 장애인이 텍스트로 하고 싶은 말을 입력하면 고유의 어조와 말투로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상대방이 수어를 하지 못할 경우,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성별에서부터 나이와 이용자 가족의 음색, 어조 등까지 반영시킨 목소리 생성이 가능해 사고 및 질병으로 목소리를 잃어버린 이들에겐 유용하다. 별도 AI 엔진을 내장한 KT의 개인화 음성합성기술 덕분이다. KT 관계자는 “AI나 빅데이터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 활용으로 다양한 영역의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