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채익·민주당 전용기 의원
'한·카타르의원친선협회' 임원 자격으로
11월 26~29일 출장.... 가나 경기 관람
"공식 초청... 카타르측 협회장 만나" 해명
지난달 야당 국회의원 3명이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인 카타르에 출장, 한국 대 우루과이 경기를 직관하면서 '외유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또 다른 국회의원 2명도 카타르 출장길에 한국 대 가나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서울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현안을 다루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위원장인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도 포함됐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카타르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과 협회 부회장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타르 의회 주요 인사 및 의원친선협회와 교류를 통한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카타르를 방문했다.
두 의원은 출국 전 ①카타르 국정자문위원회(우리의 국회에 해당) 의장 예방 ②우리의 한·카타르의원친선협회 카운터파트인 카타르·한 의원친선협회장 면담 ③'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대 가나 경기 참관 등 3가지 주요 공식일정을 계획했다. 국회사무처도 이 일정을 추진하기 위해 주한카타르대사관 측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타르 측의 사정으로 인해 현지 국정자문위원회 의장 예방은 이뤄지지 않았고, 카타르·한 의원친선협회장 면담과 28일(현지시간) 열린 축구 경기 관람만 하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출장에 '축구 관람' 꼭 포함... "세금으로 외유"
이에 대해 전용기 의원은 9일 본보와 통화에서 "한·카타르의원친선협회가 (21대 국회에서) 처음 생겨 카타르 쪽의 공식 초청을 받아 카타르 측의 친선협회장과 첫 인사를 나누고 준비한 선물도 드리고 왔다"며 "의장님은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식 초청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와의 연관성을 연결고리로 잇따라 삼삼오오 출장길에 오르면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11월 21~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홍익표(문체위원장) 김윤덕(민주당 간사),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출장 및 한국 대 우루과이전 관람 소식이 알려져 온라인에서는 '외유성 출장' 논란이 불거졌다. 두 출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의 월드컵 경기가 예정된 날이 포함되도록 일정을 잡았고, 공식일정에 한국 경기 관람이 빠지지 않았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선 "누가 봐도 세금으로 간 외유성 출장"이라며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전 의원은 "예산이 얼마나 소요됐는지는 모르지만, (카타르의 공식 초청을 받은) 한·카타르 의원친선협회 출장은 공식 '의원 외교' 활동으로, 우리 국회 예산뿐만 아니라 카타르 국정자문위원회 예산도 지원된 걸로 안다"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될 보고서로 갈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안위원장' 이채익 의원, 출장 부적절 시각도... 與 '괜찮다' 반박
특히 한·카타르친선협회 회장 자격으로 출장길에 나섰던 이 의원은 '이태원 참사' 관련 소관 상임위인 행안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어 "부적절한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행안위 소속인 한 야당 위원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위원장의 출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체위 소속 의원들의 카타르 출장에도 당초 국민의힘 이용·김승수 의원이 동행하려 했으나 이태원 국정조사 안건 등을 처리하는 본회의(24일) 참석을 이유로 출장을 막판에 포기했던 행보와도 대조된다.
반면 이 의원과 같은 당인 한 행안위원은 "한·카타르 의원친선협회장이면 가실 만 했고, 출장 기간에 위원장이 주재해야 하는 상임위 일정도 없어 지장을 주지도 않았다"고 감쌌다.
카타르 출장 및 현지 일정 관련 입장을 물어보려 이채익 의원에게 9일 문자를 남겼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채익 의원실 측은 '의원님과 통화가 어렵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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