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구속영장 기각 후 엿새 만에 재소환
도착시간 조작 의혹 집중적으로 캐물어
내주 영장 재신청... "수사 성패 가를 것"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1일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을 세 번째 소환했다. 앞서 5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엿새 만이다. 특수본은 다음 주 이 총경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계획인데, 그의 구속 여부에 수사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이 총경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특수본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핼러윈 축제 기간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사전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참사 후에도 적절한 대응을 누락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앞서 특수본은 한 달여 수사를 거쳐 5일 이 총경을 상대로 ‘1호’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구속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날 소환은 구속영장 재신청을 위한 막바지 보강수사 성격으로 읽힌다.
특수본은 이 총경에게 ‘상황보고서’ 조작 의혹과 관련한 과실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서가 10월 29일 참사 당일 작성한 상황보고서에는 그가 사고 발생 2분 뒤인 오후 10시 17분쯤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 도착 시간은 오후 11시 5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 총경의 조작 지시 등 개입 여부가 확인되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그의 구속 여부는 참사 수사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도 구속에 실패하면 “애초에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과 함께 수사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특수본 안팎의 우려다. 이 총경과 같은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의 신병 확보 역시 난관이 예상된다. 반면 영장이 발부될 경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윗선’ 재난관리 컨트롤타워로 수사가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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