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 중 하나만이라도 ‘당뇨병 전(前) 단계’ 기준에 해당하면 관상동맥 석회화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전 단계는 아직 당뇨병은 아니지만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뜻한다. 공복혈당장애(공복 혈당 100~125㎎/dL), 당화혈색소 5.7~6.4%, 내당능장애(포도당 부하 검사 후 혈당 140~199㎎/dL) 기준에 따라 3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면 당뇨 전 단계로 판단한다.
강북삼성병원 최인영 서울건진센터 교수, 류승호·장유수 데이터관리센터 교수 연구팀이 2011~2019년 관상동맥 석회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포함해 건강검진을 2회 이상 받은 성인 남녀 4만1,100명의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를 토대로 관상동맥 석회화 여부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참가자들의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공복 혈당 기준만 해당하는 군(공복 혈당 100~125㎎/dL) △당화혈색소만 해당하는 군(5.7~6.4%)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모두 해당하는 군으로 나누고 정상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률은 △정상군 대비 공복 혈당만 당뇨병 전 단계 기준에 해당하는 군 △당화혈색소만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군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모두 당뇨병 전 단계 기준에 해당하는 군에서 각각 3.1%, 2.5%, 5.4% 증가했다.
즉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 위험은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 모두 높을 때 가장 높았지만 하나만 높은 군에서도 정상군보다 높았다.
최인영 교수는 “국내 다수의 건강검진에서 보통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를 함께 시행하는데 두 결과가 불일치할 때가 종종 있다”며 “이 경우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이 각각 어떻게 다르지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규명한 것이 이번 연구의 의미”라고 했다.
최 교수는 “당뇨병은 관상동맥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당뇨병 전 단계에서는 알려진 바가 적어 혈관 질환 위험이나 관리가 간과되기 쉽다”며 “이번 연구로 당뇨병 전 단계부터 그 기준이 공복 혈당 하나만 해당해도 당뇨병 진행과 동맥경화증 예방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Diabetes Obesity & Metabolism'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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