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일 '단독 수정안' 압박 나서
"이미 세부 작업까지 끝... 상정 가능"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협상 시한을 이틀 남겨 놓고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 강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합의가 불발되면 단독 수정안을 내겠다는 엄포도 연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엄포만은 아니라는 게 당내 기류다. 민주당은 9월부터 이미 수정안 제작에 돌입했으며, 이미 세부 내역 구성까지 마쳤다고 한다. 여당과의 협상에서 민주당이 '큰소리'를 낼 수 있었던 이유다.
민주당 "윤심 예산 고집하면 수정안 제출할 수밖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국민 감세'는 정부·여당의 '초(超)부자 감세' 대신 중산층과 서민들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며 "정부·여당이 여전히 '특권 예산', '윤심(尹心) 예산'만 고집한다면 민주당은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서는 "민주당은 공표한 대로 감액 중심 수정안을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고, 지금 완성 단계에 와 있다"고도 했다.
세부 작업도 이미 끝 "상정 요건 갖췄다"
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이 만든 단독 수정안은 300페이지가 넘고, 예산안 시트작업(예산명세서 작성)까지 마무리한 상태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민주당 수정안만 갖고도 내년도 예산 집행이 가능할 정도로 세부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준예산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던 지난 9월부터 단독 수정안 작성에 착수했으며, 지난달에 이미 완성했다"며 "예산부수법안과 충돌되지 않고 위법 사안도 없는 등 본회의 상정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자신했다.
해당 시트작업은 민주당 정책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됐다. 통상 시트작업은 기술적인 복잡성 탓에 기획재정부의 고유 권한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대해 원내 관계자는 "시트작업은 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문위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이 맡았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물론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단독 수정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정안에 맞춰 예산부수법안도 처리할 기세다. 세입 추계를 맞춰야 하는 만큼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법 등을 개정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시트작업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인 세입 추계도 이미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여야 최대 쟁점인 법인세에서도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최고세율 인하 대신 민주당이 주장한 대로 과세표준 2억∼5억 원 구간의 인하가 채택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여당의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12일엔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를 찾아 이재명 대표와 접견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그만큼 정부와 국민의힘이 다급해진 것 아니겠는가"라며 "15일 민주당 단독 수정안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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