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사단' 4명 코치도 함께 귀국
늦은 시간 공항 찾은 인파에 놀란 기색
"한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
"선수들 제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견인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4년 4개월 간의 일정을 마치고 고향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벤투 감독은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을 떠났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향하는 일정이다.
이로써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8월 23일 부임한 벤투 감독은 한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가족과 함께 경기 고양 일산에서 지낸 벤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마친 뒤 신변을 정리하고 귀국 준비를 해왔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를 포함해 '벤투 사단'으로 불렸던 4명의 포르투갈 코치도 벤투 감독과 함께 돌아갔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그는 단일 임기 기준 한국 대표팀 최장수 사령탑이다.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간 총 57경기에서 35승13무9패의 성적을 냈다. 벤투 감독의 지휘 아래 대표팀은 10차전까지 치른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8경기 만에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며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지휘했다.
특히 수비진에서부터 차근차근 패스를 전개해 나가며 최대한 높은 공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를 많은 비판 속에서도 대표팀에 이식해 결국 큰 성과를 냈다. 포르투갈(2-1 승), 우루과이(0-0 무) 등 유럽과 남미의 강팀을 상대로도 무작정 내려서지 않고 대등하게 맞서 싸우는 축구를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최종예선 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았으나, 계약 기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9월 거절 의사를 축구협회에 전했다. 이번 월드컵 브라질과 16강전 직후 결별 사실을 언론에 공표했다.
이날 오후 9시50분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공항에 들어선 벤투 감독은 늦은 시간임에도 수많은 팬들이 포르투갈어 새해 인사인 ‘Feliz Ano Novo’와 감사 인사를 적은 팻말을 들고 배웅을 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팬들을 향해 일일이 사인을 해준 후 손을 흔들며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벤투 감독은 출국에 앞서 인터뷰 등 별도의 미디어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한국과 작별하는 솔직한 심정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성원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운을 뗀 후 "특히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감사드린다. 선수들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순간은 물론 어려운 순간도 있던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순간에 대처하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었고, 이는 우리를 팀으로서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끝으로 벤투 감독은 "한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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