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의료제품법 올 3월 시행 후 첫 생산 관련 발동
중국 코로나 봉쇄 해제 전 대책 시행 그나마 다행
아세트아미노펜 원료 수급 현재까지 이상 無
코로나19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까지 겹치며 감기약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해열진통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650㎎에 대해 긴급 생산 명령이 내려졌다. 올해 3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시행 이후 의료제품 생산에 대한 첫 긴급명령이다.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기 전 먼저 조치를 취해 아세트아미노펜 원료 확보 측면에서는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보건 당국은 사재기로 감기약 품귀 사태가 벌어진 중국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위기대응의료제품법 시행 뒤 최초의 긴급 생산 명령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긴급 생산 명령은 지난달 말 아세트아미노펜 650㎎을 생산·수입하는 18개 제약사에 발령됐다. 이는 건강보험 상한금액 인상과 맞물려 있는데, 제약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는 조건으로 상한액을 올려준 것이다.
긴급 생산 명령 근거는 올해 3월 9일 시행된 특별법이다.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상반기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은 뒤 공중보건 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 의료제품을 지정·관리하기 위해 해당 법이 제정됐다.
올해 2월 13일 내려진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온라인 판매 금지, 가격 일원화 등도 이 법에 따른 조치였다. 즉 유통 개선은 자가검사키트가 1호, 생산 명령은 아세트아미노펜이 1호다.
아세트아미노펜 긴급 생산 명령 적용 기간은 내년 4월까지이고 감염병 유행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해당 법에 따라 긴급 생산·수입 명령을 받은 제약사는 생산·수입 계획, 월별 예정량 생산·수입 현황, 생산·수입 결과를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달 1일부터 정당 51원인 아세트아미노펜 650㎎ 건강보험 상한액을 70원으로 올리고 추가 생산량에 따라 최고 20원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제품 단가를 올려줬다. 이를 통해 생산 확대를 유도한 것이다.
중국발 감기약 품귀 우려...정부·업계 예의주시
올겨울 아세트아미노펜이 귀해진 건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이달 7일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사재기로 감기약 품귀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유럽 등도 항생제, 해열진통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원료는 중국산 비중이 높아 중국 내에서 수요가 급증하면 국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봉쇄를 완화하기 이전에 아세트아미노펜 건보 상한액 인상과 긴급 생산 명령이 내려진 건 그나마 다행이다. 복지부는 제약사들과 협의를 거쳐 상한액 인상을 지난달 23일 공식 발표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생산량 증대를 감안해 원료를 확보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판콜에스'를 만드는 동화약품 관계자는 "국내 수요에 맞춰 생산 중"이라며 "감기약 원료는 중국 외에도 인도 등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비축분도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현재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은 문제가 없어도 중국 상황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배제할 수 없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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