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동창리에서 MRBM 2발… 1개월 만
日 안보 3문서 개정안 통과 직후 시점 선택
15일 '고체 엔진' 시험 관련 기만 가능성도
NSC 상임위 "정권 위태롭게 할 것" 경고
북한이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1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18일 탄도미사일을 쐈다. 군 당국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사거리 1,000~2,500㎞)로 추정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건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꼭 한 달 만이다. △반격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일본에 반발하고 △미국을 위협할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의 동력을 이어가면서 △남한의 경계심을 고조시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읽힌다.
합동참모본부는 18일 "북한이 오전 11시 13분부터 낮 12시 5분까지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MRBM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은 정상발사보다 각도를 높인 고각으로 발사돼 500㎞가량 날아가 바다에 떨어졌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 2발의 최고고도를 550㎞로 계산했다.
북한은 이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다. 통상 연말에는 한 해의 성과를 종합하고 내부 단속에 주력하며 무력도발은 자제해온 터라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 숨겨진 북한의 다양한 의도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일본은 16일 안보문서 개정을 통해 반격 능력 보유를 못 박으며 북한을 겨냥했다. 공격 움직임이 있으면 먼저 북한을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자연히 이번 발사는 일본의 군사압박에 대한 반발 성격이 짙어 보인다.
미사일을 쏜 서해 동창리는 15일 사거리 1만㎞로 추정되는 '괴물' ICBM의 엔진성능을 시험한 곳이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을 노린 ICBM 엔진 개발의 거점으로 부각된 동창리에서 실제 미사일을 쏜 것이다.
다만 엔진과 미사일을 곧장 연결하는 건 부자연스럽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엔진 시험과 동시에 1단짜리 미사일을 만들 수는 있다"면서도 "미사일은 추진체로만 구성되는 게 아닌 만큼 정상적 경우라면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체연료 시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 기존 '북극성-2형' 등을 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극성-2형은 사거리 2,000㎞로 추정되는 고체연료 미사일이다.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도 거론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15일 공개한 고체연료 로켓엔진은 직경 1.2m, 길이 4.2m로, 이스칸데르형 미사일 하단부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 엔진의 추력이 140tf(톤포스·1tf는 1톤의 중량을 밀어올리는 힘)라고 밝혔는데, 추력이 절반 수준인 80tf인 미국 ICBM 미니트맨-3의 1단 로켓(직경 1.68m)보다 오히려 작다. 북한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미사일 발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도발을 계속하는 행태는 북한 정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미·한일 북핵수석대표는 전화협의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을 규탄했다. 북한의 선제도발에 우리 정부가 분주히 대응하는 패턴이 반복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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