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독일 회담 이어 6개월 만에 한국에서 재회
이재용 회장 "BMW와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올리버 집세 "삼성은 BMW 전동화 중요 파트너"
삼성-BMW, 2009년부터 전기차 공동개발 중장기 협력
올 6월 독일 BMW 본사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6개월 만에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들어 있는 BMW의 최고급 전기차 'i7' 국내 출시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 강화를 추진하는 이 회장의 전략에 BMW가 힘을 보태는 협력 강화의 현장이었다는 게 두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8일 삼성전자, BMW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집세 회장은 전날(17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엔 최윤호 삼성SDI 사장, 박진 삼성SDI 부사장, 장 필립 파랑 BMW 아태지역·동유럽·중동·아프리카 총괄 수석부사장,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독일 회동 6개월 만에 한국서 면담…"모빌리티 협력 다각화"
이날 면담은 6개월 전 독일 뮌헨 BMW 본사에서 가진 회의의 연장선이었다. 집세 회장은 최고급 모델인 7시리즈 신형 모델과 i7 국내 출시를 맞아 이 회장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회장은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넣은 i7을 살펴보며 "BMW와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집세 회장은 "전동화 과정에서 삼성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전기차 배터리 수급을 비롯, 반도체,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에서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두 달째인 이 회장은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적극적이다. 2017년 9조4,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을 필두로, 삼성SDI(배터리), 삼성전자 반도체(차량용 반도체), 삼성전기(카메라모듈), 삼성디스플레이(차량화면) 등 계열사 전반에 모빌리티 밸류 체인을 마련하고 있다. 차 몸체를 뺀 모든 부품을 삼성이 만들고 있는 셈이다. 최근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를 만드는 인피니언, NXP의 인수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삼성의 모빌리티 사업 강화 움직임과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13년째 전기차 파트너 이어 온 삼성SDI-BMW
이 회장과 집세 회장의 만남으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경쟁업체과 비교해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삼성SDI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2009년 BMW와 삼성SDI는 차세대 전기차 공동 개발을 발표했다. 5년 뒤인 2014년 5월 BMW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실은 전기차 'i3'를 출시했다. 두 회사는 배터리 기술력을 향상, 2018년 9월엔 에너지 효율을 두 배 이상 높인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또 2014년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2019년엔 29억 유로(약 4조 원) 규모의 배터리 장기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1~2031년 10년 동안 유효한 이 계약으로, i7뿐만 아니라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X', 전기 스포츠 세단 'i4' 등 BMW의 다양한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간다. 삼성그룹은 i7 국내 1호 출고 차량을 포함, 총 10대를 구입했다. 이 차들은 최윤호 사장 등 계열사 대표 업무용 차량으로 쓰인다. 다만 이 회장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삼성 사장차'로 공식 데뷔하는 BMW i7은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7초 만에 가속한다.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ARB)가 포함된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이 들어 있다. 삼성SDI의 105.7㎾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438km에 달한다. 이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20% 높이고, 재료비는 20% 이상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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