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위 결정전서 모로코에 2-1 승리
주장 모드리치는 대표팀 잔류 시사
K리그 출신 미슬라브 오르시치(30·디나모 자그레브)가 크로아티아를 월드컵 3위로 이끌었다. 사실상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뛴 주장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당분간 대표팀에 남을 것임을 시사했다.
크로아티아는 18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오르시치였다. 그는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42분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팀 동료 마르코 리바야(스필리트)의 패스를 건네받은 오르시치는 애매한 각도임에도 자신 있게 슈팅을 때렸고, 공은 반대편 골대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 대회 최고 골키퍼로 떠오른 야신 부누(세비야)도 손쓸 도리가 없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이로써 오르시치는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그의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된 무대는 K리그였다. 2015~2018년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에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활약한 그는 총 101경기에 출전해 28골 15도움을 기록했다. 이때의 활약을 발판 삼아 2018년 자국 명문팀인 디나모 자그레브에 입단했고, 이듬해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 조커로 출전해 준수한 활약을 펼친 그는 30세 늦깎이 나이로 생애 첫 월드컵 무대까지 밟았다. 특히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는 연장 후반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하며 1-1 동점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4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크로아티아의 2연속 4강 진출의 숨은 공신이 됐다.
오르시치의 결승골은 주장 모드리치의 월드컵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축포이기도 했다. 모드리치는 현존 최고의 미드필더지만, 37세인 나이를 감안하면 4년 뒤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비록 꿈에 그리던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지는 못했지만, 모드리치는 동메달을 목에 건 채 웃으며 월드컵 무대를 떠났다.
그러나 국가대항전 정상을 향한 모드리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2022~23 네이션스리그 A조 1위를 차지하며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내년 6월 예정된 파이널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우승을 다툰다. 모드리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네이션스리그에 뛰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그 후의 일은 (네이션스리그가 끝난 뒤) 어떻게 진행될지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션스리그는 물론, 몸 상태가 허락하는 한 유로 2024까지 선수로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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