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으로 20일 언론에 보도됐다. 모든 대통령이 매년 했던 것은 아니지만,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도입해 관행으로 자리 잡은 신년 기자회견을 첫해부터 안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단된 출근길 문답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공교롭게도 출근길 문답을 하지 않자 지지율이 회복됐지만 그렇다고 소통을 닫아서야 될 일인가.
대통령실은 얼마 전 열린 국정과제점검회의 생중계로 국민과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고 있고, 각 부처의 신년 업무보고를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공개해 신년 기자회견을 대체할 구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아픈 질문을 포함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통령이 답하는 기자회견과는 다른 것이다. 국정과제점검회의에도 “각 부처가 엄선한”(대통령실 관계자) 국민 패널들이 참석했지만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방향의 질문만 나오는 등 한계가 컸다.
19일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1.1%(리얼미터)로, 6월 이후 처음 40%대로 올라섰다. 20대(9.6%포인트)와 부산·울산·경남(8.1%포인트)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문재인 케어 비판, 3대 개혁 등 전 정부와 차별화한 국정과제를 제시하면서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마냥 박수 칠 일인지는 의문이다. 대화와 타협이 중요한 이해갈등 사안에 대해 정부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 지지층은 사로잡겠지만 반대 입장에 있는 국민에게는 반발을 키울 것이다.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고 이견은 설득하거나 절충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자리다. 도어스테핑에서의 잦은 실언이 지지율을 깎아내렸다고 해서 소통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코로나를 이유로 신년 기자회견을 건너뛰자 불통이란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소통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이 아니라 언론과 대면해 진짜 소통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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