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외로움과 단절의 종착, 고독사
여느 해 겨울보다 매서운 한파와 폭설이 계속된 2022년 12월, 심심찮게 ‘고독사’라는 슬픈 뉴스가 들리고 있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고독사의 또 다른 이름은 단절과 외로움이다.
정부(보건복지부)의 고독사 관련 공식집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3,378명으로 5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이다. 특히 50~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남성 고독사가 여성에 비해 4배 이상 많다. 최근 1인 가구 비율이 40%를 육박하고 있고 고령인구 및 미혼인구의 증가, 그리고 이혼 등으로 가족해체를 겪는 사람도 많아 앞으로도 고독사는 사회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독사는 주변인과의 심리적 단절과 이웃과 교류 없이 사는 공간적 단절이 함께 내포되어 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인 경우가 많다. 특히 독거노인 거주비율이 높은 영구임대주택은 고독사 발생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
주택공급에서 주거복지로의 패러다임 전환
이는 앞으로 거주공간의 공급과 함께 거주민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거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증가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거서비스(housing service)는 거주민이 제공받을 수 있는 안전, 건강, 돌봄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모두 해당된다.
국내 주거복지의 첫출발은 2001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생계, 교육, 의료 분야 외에 주거에 대한 급여제도를 운영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사회복지의 영역에서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주거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차원에서 2019년 대규모 영구임대단지 및 영구 혼합단지 15곳에 각각 ‘주거복지사’를 배치하였다.
주거복지사는 주거복지 관련 적정규모의 주택공급 기획에서부터, 주거복지 대상자 발굴, 전반적 주거관리, 거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각종 서비스나 프로그램의 기획 및 지원, 거주민 개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 주거개선 등 거주하는 공간 내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여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고 편리하게 생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즉 주택매매 및 임대, 공간 개보수 및 유지관리 등의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주거환경과 관련한 각종 정보제공, 실태조사 및 평가, 편안한 삶을 위한 정서적 지원이나 상담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도 모두 아우른다.
다양한 대상의 주거복지를 위해 점차 확대될 듯
주거복지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주거복지 종사자는 약 1만5,000명으로 추정되며 2016년부터 국가공인민간자격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거복지사 자격취득자도 3,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고령화로 독거노인이 많은 일본은 어떠할까. 1999년 ‘복지주거환경코디네이터’ 자격시험을 시작으로 이들은 고령자를 비롯해 장애인 등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도록 상담하거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주택의 신축이나 개보수를 위해 전문업체와 연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이 근무하는 곳도 공공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건설회사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배리어 프리 주택 건설에 참여하거나 고령자의 주거환경에서 필요한 각종 복지용구 상품개발에 참여하기도 한다.
국내 주거복지사는 지자체를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관리공단 등을 중심으로 종사하고 있으나 향후 공공의 영역을 넘어 민간에서도 거주민의 행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으며 고령인구를 비롯해 청년,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해를 갈무리하고 새해의 희망을 꿈꾸는 지금, 추위와 외로움에 힘겨운 이웃은 없는지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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