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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허점 찔렀다...北 5년 만에 무인기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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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허점 찔렀다...北 5년 만에 무인기 도발

입력
2022.12.26 19:30
수정
2022.12.26 2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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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6일 삼척 야산서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기. 국방부 제공

2014년 4월 6일 삼척 야산서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기. 국방부 제공

올 들어 38차례 탄도미사일을 쏘아댄 북한이 이번에는 무인기를 투입해 도발에 나섰다. 군용 무인기 5대가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경기 일대 영공을 5시간 가량 침범했고, 이 중 1대는 서울 상공까지 날아갔다. 추락한 북한 무인기가 야산 일대에서 뒤늦게 발견된 적은 있지만 우리 영공에 침입해 장시간 위협 비행을 한 것은 전례가 없다.

南 대비태세 허점 노렸나

북한 무인기의 MDL 침범이 확인된 건 2017년 6월 이후 5년 만이다.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면서 긴장을 고조시켜 대남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현존하는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가 4년 만에 한반도에 출격해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데 대해 맞대응 차원의 무력시위로도 볼 수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5대는 이날 오전 10시 35분쯤 처음 포착됐으며 이 가운데 1대는 3시간 가량 비행 후 MDL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또, 나머지 4대는 오후에 우리 군의 탐지자산에서 소실된 뒤 항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 군의 작전시간은 총 5시간이었다.

이날 무인기 침투로 인천·김포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한 시간가량 중단됐다. 특히 무인기가 민가 지역까지 비행했지만 격추하지 못하며 뜸을 들였다. 대응 작전을 위해 출격한 군 항공기가 추락하는 일도 있었다. 군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셈이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미군의 대북 정찰 감시 비행이 강화된 데 대한 대응 성격이란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군의 정찰 활동에 맞서 남측의 틈새를 무인기를 통해 시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맞춤형, 비례적 대응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무인 정찰기 개발을 과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앞두고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용산 대통령실 정찰?

무인기의 주요 기능이 정찰에 있는 만큼 이번에 MDL을 넘어온 무인기들도 정찰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지난 18일 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정찰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상공에서 서울과 인천을 찍은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특히 여기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도 포함돼 ‘정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조악한 무인기 개발 수준으로 볼 때 현대전에서 쓰이는 드론 공격의 가능성은 거의 없고 정찰 활동 목적이라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정찰위성 평가절하에 발끈?

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은 앞서 18일 북한이 주장한 ‘정찰위성 시험’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쏜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국내 전문가 상당수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의 해상도가 턱없이 낮아 군사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기만 전술'이란 평가를 내렸다.

이에 북한이 반발한 맞대응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당국과 민간의 평가를 반박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하겠다고 처음 경고하면서 으름장을 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가 정찰위성에 대해 평가절하하니까 자신들이 찍었다는 위성사진도 보여주고, 여기에 더해 더 강경한 공격 수단이 있다는 점을 과시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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