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이후 주한미군 역할 입장 차
'철수·축소' 49.1%, '유지·확대' 45.4%
2030, 60대 이상은 미군 유지·확대 우세
쿼드 참여 '찬성', 사드 추가 배치 '반대'
편집자주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한미동맹이 시작됐다. 올해 동맹 70년을 맞아 한국일보는 신년기획으로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와 인터넷 웹조사, 심층면접인 포커스그룹인터뷰(FGI)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한미일 군사동맹'과 '비핵화 이후 한반도 미군 주둔'은 극도로 민감한 안보 이슈다. 이에 대해 국민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신년여론조사에서 '한미일이 군사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에 46.4%는 반대, 45.7%는 동의라고 답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다. 과거 일본에 대한 거부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의 무력도발이 일본과 밀착을 재촉했다. 이에 한미일 '협력'이 아닌 '동맹'의 필요성까지 거론되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쉽게 결정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
비핵화 이후 주한미군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주한미군은 북한 도발에 맞선 인계철선으로서 유사시 미군이 자동개입하는 증표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한반도의 최대 난제인 비핵화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다면 주한미군 철수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반면 중국 등 다른 위협에 대비해 주한미군 주둔은 이후에도 필요하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주한미군의 향방'과 관련해선 '철수·축소' 49.1%, '유지·확대' 45.4%로 나타났다. 어느 한쪽으로 여론이 쏠리지 않았다. '비핵화'와 상관없이 다시 물었더니 '상당 기간 주둔'(43.7%), '점차적 축소'(33.9%), '영구 주둔'(15.9%), '즉각 철수'(1.6%) 순으로 조사됐다. 4050세대는 주한미군 축소, 2030세대와 60대 이상은 유지·확대 의견이 앞섰다.
중국 견제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에 대해서는 '참여해야 한다'가 55.1%로 우세했다.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23.9%였다. 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거론한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49.1%가 '잘못한 일', 35.8%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47.5%는 앞으로도 추가 배치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36.3%에 그쳤다.
중국과 관련한 안보 이슈에 대해 사안별로 여론의 향배가 갈린 셈이다. 현재 정부는 쿼드에 대해 '워킹그룹 참여를 통한 점진적 접근', 사드에 대해선 '기존 기지 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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