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로, 폐기물 트럭서 발화
진화 작업 2시간 만에 차량 45대 전소
'플라스틱 재질 구조물' 인명피해 키워
경찰, 발화 집게차 트럭 운전자 조사 중
2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지식정보타운 부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에서 29일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다쳤다.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불이 일종의 아크릴 소재인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 구조물에 옮겨붙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불은 오후 1시 49분쯤 방음터널 내 고속도로를 달리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발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주행 중이던 집게 트럭에서 불이 났고, 방음터널로 옮겨붙었다”고 설명했다. 트럭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터널 내 차량 4대에서 5명이 사망했고, 37명이 다쳤다. 3명은 중상이다. 화재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른 데다, 유독가스까지 다량 발생한 탓에 미처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운전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5명은 평촌한림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중상자 3명은 평촌한림대병원(2명)과 안양샘병원(1명)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상자 34명은 서울성모병원, 안양샘병원, 분당차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는데 대부분 간단한 처치만 받고 귀가했다.
화재 발생 당시 영상을 보면, 불이 난 직후 830m 길이의 방음터널 중 600m가 금세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확인된다. 터널 천장과 벽이 불에 녹아 불똥이 떨어지기도 했다. 또 터널 양쪽 옆에서 검은색 연기가 뿜어져 나와 내부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당시 터널에 고립된 차량 45대가 전부 소실될 만큼 화재 위력은 컸다.
신고 접수 20여 분 만인 오후 2시 11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소방당국은 11분 뒤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펌프차 등 장비 98대와 소방관 등 인력 259명,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발화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2분 가까스로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5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30일엔 소방당국과 함께 1차 합동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사고 현장 수색을 하고, 구조된 분들의 의료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관계당국에 요구했다.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인근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에 처음 화재가 발생한 트럭이 불에 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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