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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소·연애꿀팁·강성 지지층 호소 등... 마감 하루 전 '후원금 호소'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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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소·연애꿀팁·강성 지지층 호소 등... 마감 하루 전 '후원금 호소' 백태

입력
2022.12.31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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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역구 의원 후원금 한도 3억
후원금 두고 주류·비주류 간 희비
강성 지지층의 '후원 갑질'도 문제

지난 9월 국회의사당 앞 교통신호등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9월 국회의사당 앞 교통신호등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올해 정치후원금 모금 마감을 하루 앞둔 30일 여야 국회의원들은 곳간 채우기에 분주했다. 2022년은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는 해라 평년의 2배인 3억 원(비례대표 의원 제외)까지 모금할 수 있는 데다,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모금에 보다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강성 지지층을 거느린 일부 주류 의원들을 제외한 다수 여야 의원들은 모금 한도를 채우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의원들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일부 초선 의원들은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여러 전략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류호정·김남국·허은아 등 초선들의 이색 전략

이날(30일) 현재 후원금 한도를 채우지 못한 일부 의원들은 막판 읍소 전략을 펴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류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후원금은 이제 절반, 마감은 이틀 남았다"며 "구걸이라 조롱해도, 구질구질하다 핀잔해도 괜찮다. 의원실 보좌진, 당의 당직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기꺼이 일할 수만 있다면 '아주 그냥 나쁜X'이 돼도 괜찮다"고 밝혔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에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비법을 전수해 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속내는 글의 말미에 밝혔다. "이 글을 보고 웃고 계시거나 연애 꿀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후원 꼭 부탁드린다"며 "후원금이 텅텅 비었다. 청년 정치인들은 후원금 모금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호소한 것이다. 그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글 게재 후 후원금이 쇄도한 사실을 알리며 "하루 사이에 지난 몇 개월간 받은 후원금보다 훨씬 많은 후원금을 보내줬다"고 밝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가장 깨끗한 정치자금, 당신의 후원을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여성 의원 최초로 첫 골을 터뜨린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상에서 허 의원은 "여의도에서 시원한 '민생 골'을 넣겠다"며 후원을 부탁했다.

與 '윤핵관' 野 '친명 강경파' 등은 한도 채워

반면 모금 한도를 채워 연말을 느긋하게 보내는 이들도 있다. 여야 핵심 지지층이 도와주고 있는 이들이다. 국민의힘에선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대표적이다. 권 의원 측 관계자는 "후원금 한도를 모두 채워 지난 9월 계좌를 닫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초선이지만 '친윤계'로 꼽히는 박수영 의원도 이달 초 후원금 모금을 완료했다.

민주당에선 정청래·김의겸 의원 등 친이재명(친명)계 강경파 의원들이 후원금 한도를 채웠다. 김 의원의 경우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결집 덕분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야당 지지층으로부터는 격려를 받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 '후원 갑질'도 골머리

한편, 강성 지지층의 '후원 갑질'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선 비이재명(비명)계 의원에게 '욕설'을 뜻하는 18원만 후원해놓고 영수증을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1만 원 이하 후원은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도 되는데, 의원실로 전화해 다짜고짜 영수증을 달라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은 "친명, 비명에 따라 모금 격차가 크다 보니 결국 강성 지지층에게 소구하는 '내수 정치'만 활발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는 유달리 모금이 어려웠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치후원금은 한 해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가능한데, 이미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10만 원을 후원한 지지층이 많았다는 얘기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지방선거 후보자가 양당에서만 9,000명에 달해 국회의원 후원금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성적에 보좌진도 압박을 받기도 한다. 한 국회 선임 비서관은 "후원금이 충분치 못하면 의원실 직원 사비로 의원 명의의 축기나 근조기를 보낸다"라며 "최근엔 보좌관 개개인이 후원금을 얼마나 걷었는지 일일이 확인한 의원도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진구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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