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층서 10% 벽 넘은 김기현, 수도권 올인
안철수ㆍ윤상현은 "전대 주자 수도권 출마" 견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새해 첫 행보부터 엇갈렸다. 나경원 저출산ㆍ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안철수ㆍ윤상현ㆍ권성동 의원 등은 2일 국민의힘 아성인 대구ㆍ경북에 집결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외려 수도권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지율이 최근 10%를 돌파한 만큼 외연 확장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과 윤 의원은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공감대를 넓히며 친윤 주자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 의원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국민의힘 수도권 핵심 관계자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김 의원은 5일 ‘신핵관’(신 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배현진 의원 지역구 서울 송파을에서 전당대회 출정식을 열기로 하는 등 ‘수도권 올인’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캠프 출정식에는 수도권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키로 해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김 의원이 수도권 당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쏟아붓는 건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지지세 결집이 감지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ㆍ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국민의힘 지지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은 차기 당대표 적합도 15.2%로 나경원 부위원장(30.8%), 안철수 의원(20.3%)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경향신문ㆍ메트릭스와 MBCㆍ코리아인터내셔널 조사에서도 각각 11.1%와 12.8%의 두 자릿수 지지율로 나 부위원장(22.7%), 안 의원(14.8%)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윤 대통령과 두 차례 만찬 회동에 따른 후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특히 김 의원이 유승민 전 의원을 앞섰다는 건 친윤계로서는 고무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달여 남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레이스 초반 김 의원이 약진하면서 시선은 범친윤계로 꼽히는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현재까지 부동의 선두를 유지해온 그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선거 구도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출산ㆍ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직을 연거푸 맡은 만큼 나 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교감 없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기현ㆍ권성동 의원 등 친윤 주자들이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한다면 나 부위원장을 향한 출마 요구와 친윤 주자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지 않겠느냐”면서 “그의 당권 도전 여부는 경선 레이스 초반 당심의 흐름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친윤계 후보를 중심으로 당심이 결집하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견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안철수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170석 이상을 얻으려면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윤상현 의원의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 제안에 힘을 실었다. 이에 윤 의원은 즉각 화답하며 “수도권 대첩을 이끌 당 지도부에 출마하려는 분들은 제가 제안한 합의문 작성을 같이 하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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