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장 광고 테슬라, 과징금 28.5억
최대 주행거리를 최소 주행거리로 속여
충전 성능·연료비 절감액도 사실과 달라
공정거래위원회가 1회 충전으로 최소 400~5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고 거짓 광고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급속 충전 15~30분이면 200㎞ 넘게 달린다는 홍보 역시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웠다.
공정위는 3일 표시광고법 등을 위반한 테슬라에 과징금 28억5,2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9년 8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홈페이지에서 △주행 가능거리 △슈퍼차저 충전 성능 △연료비 절감액 등에 대해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다.
우선 테슬라는 모델3 롱레인지 기준 '1회 충전으로 528㎞ 이상 주행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등 자사 제품이 어떤 조건에서도 일정 거리 이상 운행할 수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 주행 가능거리는 상온과 도심·고속도로 등 자동차가 달리기 가장 좋은 조건에서 측정한 최대 주행거리였다.
공정위는 테슬라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다른 조건에서는 광고보다 짧다고 판단했다. 특히 1회 충전 후 446㎞ 이상 운행할 수 있다고 광고한 차종의 주행거리는 추울 때 도심에서 달릴 경우 220.7㎞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
테슬라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를 최소가 아닌 최대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차 등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 역시 같은 방식으로 광고하고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 충전기인 슈퍼차저로 15분 또는 30분 충전하면 일정 거리 이상 갈 수 있다고 한 광고 역시 거짓·과장이었다. 이는 초고성능 충전기인 슈퍼차저 V3를 기준으로 한 광고로 해당 광고가 시작된 2019년 8월부터 1년 7개월 동안 국내에선 충전 성능이 뒤처지는 슈퍼차저 V2만 있었다.
테슬라가 자사 차종을 구매할 때 아낄 수 있다고 제시한 연료비 절감액도 사실과 달랐다. 테슬라는 충전비용을 킬로와트시(kWh)당 135.53원으로 두고 5년 동안 예상되는 연료비 절감액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2020년 7월부터 1년 동안 국내 상위 10개 충전사업자가 판매한 kWh당 평균 충전요금은 완속 191.7원, 급속 255.3원으로 테슬라가 가정한 비용보다 높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부당 광고 및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를 적발·제재한 이번 조치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및 권익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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