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한국의 소수민족 교육 지원 현장을 가다
편집자주
국내 일간지 최초로 2017년 베트남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가 2020년 2월 부임한 2기 특파원을 통해 두 번째 인사(짜오)를 건넵니다. 베트남 사회 전반을 폭넓게 소개한 3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베트남의 오늘을 격주 목요일마다 전달합니다.
베트남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몽족은 아직도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감사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전한, 몽족 사람들은 2020년 끊긴 한국 정부의 사업 연장 지원을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한국과의 교육사업 연계도 희망했다.
판민중 엔바이성 무깡짜이 지역 모데 초·중등학교 교장은 지난달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원 사업 이후 언어를 습득한 아이들이 공동체에서 활발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아이들을 생각해 한국 정부가 중단한 지원 사업을 연장해준다면 너무 좋겠다"고 밝혔다.
판민중 교장이 한국의 지원 연장을 간곡히 바라는 것은 무깡짜이 지역 모데 초·중등학교 상황이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가르칠 기본적인 교재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기숙사 등의 시설 보수도 시급하다.
엔바이성 교육국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정부가 몽족 학교에 지원하는 학생 1인당 월 지원금은 60만 동(3만 원)에 불과하다. 이 돈은 학생들의 기숙사 식비로도 부족하다. 몽족 초·중등생들은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어 90% 이상이 평일 내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의 생활 환경은 처참하다. 한 침대에 초·중등생 2명이 같이 자는 기숙사의 창문은 곳곳에 구멍이 나 있고, 가스비가 없어 아이들 식사는 모닥불을 때 준비한다. 모데 초등학교 시설 담당자는 "시설은 열악하지만 아이들 모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게 좋아 웃으며 살아간다"며 "한국의 지원으로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민중 교장은 구체적인 지원 희망 항목도 제시했다. 그는 "중등생 대상 독서실과 컴퓨터·TV가 부족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이 생각보다 더디게 성장해 안타깝다"며 "향후 한국 측에서 사업을 연장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가장 먼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 교장은 한국과 무깡짜이 아이들이 연결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한국 드라마 등 K콘텐츠"라며 "몽족 아이들이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게 한국 학교와 화상 수업도 진행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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