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떠나 중동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알 나스르)가 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입성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2년여 동안 연봉만 해도 세계 최고 수준인 2억 유로(약 2,700억 원)인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목을 끈다. 국내 팬들은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알 샤밥)와 맞대결이 성사되거나, 알 나스르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인 만큼 한국 프로팀과 만날 수도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날두는 이날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했다. 대규모 사설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타난 그는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호날두는 구단을 통해 "지금이 아시아에서 새로운 경험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단 측은 "호날두의 영입은 구단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전체에 큰 영감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호날두의 사우디 입성을 두고 유럽 무대 경력이 끝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지만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날 호날두와 알 나스르가 특별한 계약 조건으로 사인한 사실을 공개했다. 매체는 "계약서 조항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경우 임대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뉴캐슬이 현재 사우디 국부의 소유로 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계약이 가능했던 것. 뉴캐슬이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낼 경우 호날두의 EPL 복귀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호날두가 유럽 대신 중동행을 택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호날두의 알 나스르 입단 소식에 현지 분위기는 들끓었다. 그의 이름과 등번호(7)가 새겨진 유니폼을 구입하기 위해 구단 스토어 앞에 줄이 늘어서는가 하면, 알 나스르 경기가 있던 날 관중석에선 호날두를 환영하는 피켓을 든 관중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호날두는 빠르면 6일 알 타이와 홈경기를 통해 리그 데뷔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몸 상태에 따라 14일 알 샤밥과 경기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알 샤밥에는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로 뛴다.
앞서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월드컵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결별하고 소속팀을 모색했다. 이후 알 나스르는 12월 31일 호날두와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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