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키아프 영향 아트페어 매출액 급성장
지난해 국내 매출액 기준 미술시장 규모가 1조377억 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지난해 9월 ‘프리즈 서울’로 한국에 상륙하고, 같은 기간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가 나란히 열리면서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2021년(7,563억 원)보다 37% 증가했다. 2020년(3,279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2008년 이후로 시장 규모가 제일 컸던 2017년(4,577억 원)보다도 2배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부동산, 암호화폐 호황 등으로 쌓인 돈이 미술시장으로 흘러든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트페어 매출액이 2021년 1,889억 원에서 지난해 3,020억 원으로 5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아트페어 방문객도 77만4,000명에서 87만5,000명으로 13% 증가했다. 이 기간 화랑을 통한 판매액도 3,142억 원에서 5,022억 원으로 59% 늘어났다.
반면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3,384억 원에서 2,335억 원으로 30%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 침체, 고금리 현상 등이 미술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경매가 먼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술시장 경기가 지난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강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는 업계에서도 나온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개 경매사 기준 낙찰률은 59.6%로 전년보다 7.9% 떨어졌고 출품작 수도 3만985점으로 1,970점 줄어들었다. 김영석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경매 시장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에 시작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의 복합적인 경기 위축 요인이 미술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난해 미술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를 밀어냈던 ‘이건희컬렉션 기증 훈풍’과 ‘MZ세대 열풍’은 증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미술시장 매출액은 추정치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경매와 아트페어 매출액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화랑의 매출을 예측한 수치가 반영됐다. 당장 ‘프리즈 서울’은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매출액은 이번 결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체부는 해마다 실시하는 미술시장 실태조사를 통해 유통처 간 중복 매출액, 이번 결산에 포함되지 않은 매출액 등을 파악해 이번 결과를 보완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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