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나이보다 '주관적 나이'가 많다고 느낄수록 수면 질 낮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2,349명 대상 조사 결과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생각하는 ‘주관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다고 느낄수록 수면 질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긍정적인 생각과 운동 등으로 젊게 살려고 꾸준히 노력하면 수면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윤지은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행동수면의학(Behavioral Sleep Medicine)’에 게재했다.

수면은 신체 회복, 기억력, 면역 조절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 활동이다. 수면 질 저하는 졸음을 유발하고 피로를 높여 집중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고혈압ㆍ당뇨병ㆍ심혈관 질환ㆍ인지 저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 질은 복잡한 개념으로 개인적인 수면 특성과 주관적인 수면 인식 등 상호작용을 하는 여러 구성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윤창호 교수팀은 2,349명을 대상으로 ‘당신은 몇 살로 느껴지나요?’라는 주관적 나이에 대한 질문과 함께 4주 간격으로 △근무일 및 자유일의 수면 일정 △수면 패턴 △코골이 등 수면 관련 사안과 연령·성별·직업 등 개인 인적 사항을 조사했다.

그 결과, 404명(17%)이 실제 나이보다 ‘주관적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이들 중 50대 이상이거나 여성인 응답자에게서 수면 질이 떨어졌다.

아울러 주관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9% 많다고 느낄수록 수면 질 평가 척도로 활용되는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가 1.7씩 증가했다. 이 지수는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주관적 나이는 노화에 대한 자기 인식을 통해 예측하는 것으로, 실제 나이보다 어리다고 생각하는 그룹은 긍정적인 태도ㆍ행동ㆍ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수면 질이 높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실제 나이보다 주관적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그룹은 부정적 태도, 행동 등이 많아 부정적 결과로 이어졌다고 봤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관적 나이와 수면의 질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주관적 나이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과 운동 등 젊게 살려는 노력이 수면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