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갔다가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리쇼어링(re-shoring) 기업이 24곳이라고 산업통상자원부가 5일 발표했다. 산업부는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양호한 실적”이라 자평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리쇼어링 촉진에 적극 팔을 걷어붙여온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단순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한해 국내 기업이 해외에 새로 설립하는 법인수는 2,000곳이 넘는다.
국내에 이른바 ‘유턴법’이라고 하는 해외진출기업복귀법이 마련된 건 2013년으로 올해로 10년이 된다. 국내복귀기업으로 인정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세 감면, 금융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준다. 그간 법을 두 차례 개정하고 시행령도 바꾸면서 지원폭을 늘려왔지만 아직 성과는 더디다.
긍정적 변화가 없지는 않다. 작년에 국내로 돌아온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규모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고, 반도체 등 첨단업종이나 공급망 핵심기업이 6곳 포함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복귀기업으로 선정돼 각종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은 기업 3곳 중 2곳가량이 아직 공장을 가동시키거나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양향자 의원)도 있다. 질적인 부분보다 숫자 늘리기에 연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리쇼어링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경제안보의 차원에서라도 가장 약한 산업, 가장 필요한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 방안이 필요하다. 손쉬운 퍼주기가 답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재계의 요구처럼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장기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방법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에 더 힘을 실어주는 해법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법으로 풀어야 할 게 있다면, 야당도 적극 머리를 맞대야 한다. 리쇼어링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문재인 정부도 기업 리쇼어링에 공을 쏟았다. 주요 생산기반의 '탈한국'을 막는 것 못지않게, 해외 우리 기업들의 복귀 여건을 보강하는 조치가 절실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